[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청년 세대의 주거비 부담과 주거 빈곤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높다는 지적이 일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변수준의 30% 수준까지 보증금과 임대료가 낮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한 대목과 상반되는 결과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오는 17일 청약을 받는 역세권 청년주택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에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하거나 월세를 전세금으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적용해 주택형별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한 결과, 환산전세금은 전용 20㎡가 1억2천479만원, 전용 20∼30㎡가 1천8천495만원, 전용 30∼40㎡가 2억5천57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직방이 조사한 충정로 근처 서대문·마포·종로·중구에 있는 오피스텔의 평균 환산전세금은 전용 20㎡가 1억3천790만원, 전용 20∼30㎡가 1억6천913만원, 전용 30∼40㎡가 1억8천929만원이었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환산전세금이 오피스텔에 비해 전용 20㎡ 이하만 낮고, 20㎡ 초과 규모에서는 더 높은 것이다.
같은 지역 신축 오피스텔의 평균 환산전세금도 전용 20㎡만 1억4천813만원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이 낮았을 뿐, 전용 20∼30㎡(1천7천568만원)과 전용 30∼40㎡(2억5천76만원)에서는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신축 오피스텔보다 비쌌다.
현재 역세권 청년주택인 어바니엘위드더스타일충정로의 임대료는 보증금 3천640만∼1억1천280만원, 월세 29만∼78만원으로 책정됐다.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보증금만 3천500만원이 넘는다.
일례로 통계청의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30세 미만 청년 가구주의 전·월세 보증금은 3193만원이다. 평균 수준의 청년 가구주가 청년주택에 입주하려면, 보증금 부담만 1600만~8000만 원이 더 올라가는 것이다.
서울시는 청년주택이 시세의 85~95% 수준이기 때문에 "싸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철저하게 공급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서울시에서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5∼95%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전용면적 20㎡ 이하를 제외하고는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며 "기존에 임대료가 저렴한 원룸 등에서 거주하던 청년들이 부담하기에는 높은 수준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