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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로드숍 온라인에 밀려 '빈사상태'인데, 해법은 없나?
화장품 로드숍 온라인에 밀려 '빈사상태'인데, 해법은 없나?
  • 박도윤 기자
  • 승인 2019.09.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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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 경영난에 문닫는 점포 급증한다며 본사에 상생대책 요구
아모레 등 온라인 판매 중단에도 시장대세 거스를 수 없어 '진퇴양난'
▲이니스프리가맹점주들이 아모레퍼시픽 본사앞에서 상생대책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니스프리가맹점주들이 아모레퍼시픽 본사앞에서 상생대책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화장품 유통시장이 온라인위주로 재편되면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로드숍들이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대책을 요구하면서 본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전국에 많은 브랜드숍을 두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업체들은 온라인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따를 수도,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확대를 위해서는 온라인위주의 판매전략 강화가 불가피하나 그렇다고 아직도 매출기여도가 큰 가맹점주들의 상생요구를 외면할 수 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로드숍을 두고 있는 화장품업체들은 최근 유통채널의 온라인 확대에서 속도조절에 나섰다. 점주들에게 상생대책을 제시, 달래기를 하면서 점진적인 온라인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유통시장에서 온라인거래가 대세를 이루면서 지난 15년 동안 K뷰티 산업의 고속성장을 견인하는데 한 축을 이룬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로드숍)들의 매출격감으로 경영악화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저가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매출이 16% 감소한 2183억 원으로 줄었고 아모레퍼시픽의 자연주의 화장품 대표 브랜드 이니스프리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이 809억 원으로 전년보다 25%나 대폭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더페이스샵도 매출고 이익감소를 면치 못했다.

브랜드숍이 경영난에 몰리는 이유

국내 화장품 로드숍들은 복합적 요인으로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편의성이 최대강점인 온라인 구매가 대폭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고객들은 점차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 7월 화장품온라인쇼핑 거래규모는 9726억원으로 지난해 7월에 비해 25.0% 증가했다. 올해들어 매월 20%대의 높은 증가율이 지속되고 있다. 화장품의 온라인 판매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따른 중국관광객 격감이 로드숍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여기에다 저가를 앞세워 로드숍의 황금시대를 이끈  에이블씨엔씨의 미샤와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더페이스샵 등의 브랜드가 등장해 저가 브랜드가 시장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에서 사드보복은 직격탄이 됐다.

또한 올리브영과 롭스 같은 H&B 스토어가 유통망을 대폭 확충하면서 로드숍을 위협하는 경쟁상대로 부상하면서 로드샵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H&B 스토어는 1500여개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업계 매출 1위인 올리브영은 현재 1200여개에 이르는 매장을 갖추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온라인에 치여 고사하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휩싸이면서 급기야 본사에 상생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이니스프리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9일에는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온라인 시장의 무차별 할인 경쟁으로 오프라인 가맹점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부추긴다"며 온라인가격파괴를 비판하고 상생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2만원에 판매 중인 ‘그린티씨에센스 로션’은 쿠팡에서 1만460원에, 정가 2만2000원인 ‘비자 시카밤’도 47% 할인된 1만1650원에 팔리고 있다면서 도저히 가격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가맹점주들은 "시대의 흐름이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같은 가격으로 경쟁해야 고객을 붙잡을 수라도 있지 않겠냐"며 "유통질서를 파괴하는 쿠팡에 제품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과 가격경쟁에 밀린 이니스프리 매장은 2016년부터 1045개에서 지난해 806개까지 감소했다. 같은기간 더페이스샵은 1138개에서 804개로 줄었다. 스킨푸드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토니모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맹점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근본대책과는 거리멀어

화장품업체들은 화장품유통시장의 재편으로 온라인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오프라인 매장 상황이 좋지 않고 가맹점주 반발이 심해 다양한 상생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 6일 본사와 오프라인 가맹점의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기반 서비스인 '픽스토어(PICK-STORE)'를 도입하기로 했다. 픽스토어(PICK-STORE)는 소비자가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단골 매장을 지정한 이후 토니모리 공식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온라인 수익의 일부가 해당 매장에 배분되는 제도다. 토니모리는 고객 혜택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가맹점의 수익을 증대하기 위해 이번 픽스토어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 초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온·오프라인 매출을 연계한 '옴니채널 시너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는 토니모리의 픽스토어 서비스처럼 본사 온라인 매출을 오프라인 가맹점주들의 수익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또한 온라인 판매 중인 이니스프리·아리따움·에뛰드 브랜드에 대해서는 가맹점주와 온라인 매출을 나누는 ‘마이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고객이 특정 오프라인 매장을 지정, 구매할 경우 판매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토니모리도 비슷한 방식인 ‘픽스토어’를 도입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초부터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직영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중단하고 오프라인 판매에만 의존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부터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해 직영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홈페이지에선 제품은 구매할 수 없고 할인행사, 매장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중단했다”며 “기존 온라인 구매 고객의 일부 유출의 부담을 감안하되, 오프라인 편집숍(네이쳐컬렉션)으로 소비경로가 이동 될 것을 장기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체들이 상생대책을 제시하면서 가맹점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 위주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실적이 주춤하고 있이 두 채널을 모두 이끌고 가야하는 화장품업계의 고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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