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현대백화점 계열사로 식자재 유통 및 급식회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상여금지급 꼼수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도둑질했다는 의혹으로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은 사측이 '꼼수'로 최저임금을 안주는 임금착취에 분개, 빼앗아간 최저임금을 돌려달라고 거리로 나서 사측을 강력히 성토했다.
현대그린푸드노조는 2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주최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사측은 일방적인 상여금 지급 꼼수로 식당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강탈했다. 대기업의 최저임금 도둑질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백화점의 거의 모든 사내식당을 독점 운영하고 있고 이들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구내식당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현대·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 등 총 7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기업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상여금을 월별로 지급하는 꼼수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1월부터 두 달에 한 번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했다.
노조는 “2019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월급으로 따지면 전년 보다 17만1380원이 인상됐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는 격월 상여금을 매달로 바꿔 지급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한 푼도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법령이 개정돼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과 교통비 등은 최저임금에 산입되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상여금을 월별로 지급하게 되면 종업원들의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고서도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바로 이를 틈타 상여금 지급방식을 월지급으로 바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켰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이에 앞서 기아차 화성공장·현대차 전주공장·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은 지난 2월 17일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일방적인 상여금 지급방식 변경을 철회하라”고 집단행동에 나선바 있다.
노조는 이날 성토대회에서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며 노동3권 보장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6월 단체교서에서 사측에 172개 조항을 요구했다가 2개 조항만 수용되자 이에 항의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또한 현대그린푸드가 급식실 조리종사자들의 초과근무 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퇴근시간 기록을 금지시켰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노조는 영양사·조리사 등의 퇴근 기록표를 조작한 혐의로 사측을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그린푸드측은 짝수 월에 지급하던 상여금을 총액 변동없이 매월 지급방식으로 변경한 것은 노동부 최저임금법 개정에 맞춰 적법하게 진행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임금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