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투자'로 고용보험기금 거액 날린 한투증권, 운용사 박탈될 듯
'DLS투자'로 고용보험기금 거액 날린 한투증권, 운용사 박탈될 듯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9.08.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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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험성격 기금을 고위험 파생상품에 무책임하게 투자해 476억 날려
수익 위주의 방만운용에 교체 검토…고용부,고위험상품 비중축소등 '뒷북'
▲독일채권금리연계 DLS에 투자했다가 고용보험기금 근 500억원을 날린 한국투자증권 본사
▲독일채권금리연계 DLS에 투자했다가 고용보험기금 근 500억원을 날린 한국투자증권 본사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일문)이 금리연계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80%이상 날린 방만한 자산운용을 두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고용부의 10조원 규모의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 기금이 사회보험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원금손실 위험성이 적은 상품을 중심으로 안정성 위주로 운용해야 했으나 고 위험상품인 DLS에 투자해 원금의 80%이상의 손실을 본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자산운용이 아닐 수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일 증권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S에 584억원을 투자해 약 476억원억원의 손실을 내 1년 만에 원금의 81.6%를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 이상일 경우 5~6%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금리가 –0.5% 이하로 내려갈 경우 원금 전액을 상실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고용보험기금이 국민세금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고위험군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것이 자산운용사의 기본원칙처럼 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무릅쓰고 초 고위험상품에 베팅했고 결과는 고용보험기금을 거액 축내는 것으로 끝났다.

그런데도 지난5월 기금평가에서 고용보험기금은 ‘우수’등급을 받았다. DLS 손실이 지난달에 확정돼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낸 거대손실을 평가에 반영했더라면 평가등급은 낙제점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우수평가를 받은 데는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이  DLS손실을 제외한 상태에서 높은 자산운용 수익률을 실현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고용보험기금은 지난달까지 2853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DLS가 포함된 채권자산군에서도 805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개별 상품으로 인한 손실에도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업자의 직업교육 및 재취업, 고용 유지, 일·가정 양립 지원 등을 위해 운용되는 사회보험성 기금을 이처럼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부가 이 기금의 운용을 한국투자증권에 맡기면서 기본적인 자산운용지침을 계약내용에 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위탁운용사에 대해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어떤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에 대규모 투자손실로 자산운용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증권계의 한 관계자는 “위탁운용사들이 공공성이 높은 사회보험성격의 자금은 최대한 안전위주의 자산운용을 하는 것이 원칙이나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불문율을 깨고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가 원금의 대부분을 날린 것은 무책임하고 방만한 자산운용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탁운용사가 고위험 파생상품에 돈을 굴리다가 큰 손해를 보아 고용보험기금이 대폭 축소될 것 같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면서 고용부는 위탁운용사에 대해 최대한 고위험 상품에 투자는 삼가고 투자를 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치도록 하는 감독과 감시를 수시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간운용사와 개별 펀드 운용사에 대한 관리 감독 및 성과평가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기타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원금비보장 상품 자문위원회(가칭)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금의 손실 사례가 주간운용사와 하위운용사의 성과 평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성과평가 제도와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실패로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를 맡은 데 이어 2019년 7월부터 다시 맡았다. 하지만 이번에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추구해야 하는 고용보험기금을 위험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한데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6월까지 고용보험기금 운용을 맡기로 돼 있지만 당장 내년에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 고용부는 내년 3월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성과평가위원회는 올해 말 기준 기금운용 성적표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 등 위탁운용사 및 하위 운용사의 성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위탁주간운용사와의 계약 기간은 4년이지만 매년 3월에 직전년도의 운용 성과를 평가해 계약을 계속 유지해도 좋을지 점검한다. 이 때 고용부는 DLS투자로 고용보험기금을 축낸 한국투자증권의 자격유지여부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한국투자증권이 공공기금의 방만운용으로 자산운용에서 보기드문 실패사례를 남긴 점에 비추어 위탁운용사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벌써부터 증권사들은, 위탁운용사 재선정의 기회가 돌아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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