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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부녀의 장학금과 서민들의 아픔
조국 부녀의 장학금과 서민들의 아픔
  • 오풍연
  • 승인 2019.08.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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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라면 장학회를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남이 받을 장학금 독차지한 셈

[오풍연 칼럼]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할까.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부녀를 말한다. 어제 하주 종일 인터넷을 달군 뉴스다. 조 후부자 딸이 낙제점을 두 번이나 받고도 부산대 의학전문원 6학기 내내 200만원씩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 하도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정도다. 어떻게 해도 설명이 안 된다. 조국도 알고 있었단다.

이 같은 장학금은 조 후보자의 딸 외에는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한 차례씩 지급됐으나 조 후보자의 딸에겐 ‘면학(학문에 힘씀)’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여섯 차례나 연속 지급했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공부를 잘 하라고 장학금을 주었다는 뜻이다. 조국은 신고 재산만 56억여원. 장학금을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19일 대학과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사무실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의 딸은 입학연도인 2015년 1학기(세 과목 낙제, 평점 평균 미달), 2018년 2학기(한 과목 낙제)에 각각 유급을 당했다. 여태껏 유급을 당하고서도 장학금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누가 봐도 석연치 않다.

알아서 주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학교 측의 설명을 들어본다.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은 1학년 때 지도교수인 노환중 교수가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해서다. 노 교수는 2013년 자신의 아버지 호를 딴 ‘소천장학회’를 만들었다. 경조사 때 들어온 부조금 등을 출연해 만든 장학회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과 다른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은 이유와 횟수가 차이가 난다. 모두 7명이 받았는데 다른 학생 6명은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고 한 차례씩 장학금 혜택이 돌아갔다. 유독 조 후보자 딸만 6학기 연속적으로 받았다.

의전원 관계자는 이날 “조 후보자 딸은 유급을 당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려고 해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에서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할까. 그럴 리도 없겠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이랬다면 모르겠다.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준 노 교수는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을 지낸 뒤 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노 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총 16명 내외에게 장학금을 줬는데 2015년까지 다수의 학생에게 고루 혜택을 주다 보니 각 학생이 받는 장학금이 적고 저의 경제적 여건도 고려해 (조 후보 딸) 1명에게 매 학기 200만원씩 지급하게 된 것”이라며 “장학금 지급 및 의료원장 임명 등은 조국 교수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오비이락이다.

조국 부녀의 장학금은 수령 소식은 서민들에게 아픔으로 다가온다. 장학회를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남이 받을 장학금을 독차지한 셈이다. 만약 청문회로 이어진다면 가장 핫한 대목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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