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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DLS 불완전판매 사례…'금융사기극'에 집단소송 움직임
넘치는 DLS 불완전판매 사례…'금융사기극'에 집단소송 움직임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9.08.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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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비트코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데 은행들은 '손실위험 제로'라며 무모한 판매 강행
금융당국, 곧 불완전판매 특별검사 착수…투자자들, 은행이 사기를 쳤다며 전액 반환소송제기
▲한 노인투자자가 우리은행 부지점장 권유로 DLS에 투자했다가 3개월만에 2억원을 날린상태라고 털어놓고 있다.(사진=MBC뉴스영상 캡처)
▲한 노인투자자가 우리은행 부지점장 권유로 DLS에 투자했다가 3개월만에 2억원을 날린상태라고 털어놓고 있다.(사진=MBC뉴스영상 캡처)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DLS쇼크’의 진원지는 불완전판매다. 은행들이 고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비이자수익에 눈이 어두워 손실위험 제로라고 판매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은행 측은 위험성을 알리고 판매했다고 강변한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DLS 불완전판매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곧 특별검사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DLS불완전판매 사례는 너무 많다. 투자자들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난해한 파생상품을 충분하게 설명치 않고 판매해 투자자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고 보고 이를 기필코 회수하기 위해 집단소송태세에 들어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키코사태를 망각하고 위험도가 높은 해외금리연계 결합파생상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을 심하게 울렸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도 그렇지 않는데 은행이 어떻게 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위험도를 충분히 설명치 않고 판매해 숱한 투자자들이 거리에 나 앉게 생겼다면서 은행의 불완전판매 사례를 증언하고 있다.

손실이 나고 있는데도 부지점장은 계약유지 권유

일부 투자자들의 증언을 들어 보면 은행이 이렇게 엉터리로 돈장사를 해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정도다. 주부 A씨는 지난해 8월 평소 알고 지내던 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으로 금리연계 사모증권에 20만달러(2억4000만원) 규모의 돈을 투자했다. 그간 투자했던 주가연계증권(ELS)보다 안정적이라는 말에 가입했다.

이 주부는 독일 등 해외금리에 연계돼 채권금리가 마이너스 상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ELS 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PB의 말만 믿고 거액을 맡겼다. 그러나 해외국채금리라 마이너스로 진입하면서 현재 원금의 60%(1억4400만원)가 날아갔다. 3차 만기 시점인 내년 2월7일께 전액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은행이 안심해도 좋다는 말만 믿고 투자한 A씨는 손실액이 날로 불어나자 "어떻게 은행이 고객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시켜 원금손실위험을 최소화해줘야 하는데도 무책임한 영업으로 에 큰 손실을 발생시킨데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금융기관에 연락해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B씨는 "공신력이 보장된 은행에서 안전자산이라고 믿게 했다"고 주장하며 "매일 손실금액이 늘어나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에 원상회복 조정 청구를 요청하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 할아버지는 은행이 사기를 쳤다고 서슴없이 주장한다. 우리은행의 한 지점 부지점장의 소개로 DLS 상품에 가입한 64세의 이 노인은 무려 2억 원을 손해 봐 노후가 흔들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노인 뿐 만 아니라 ‘녹인’이 발생해 원금의 50%정도 평가손실이 나있는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이 "무리하게 상품을 팔려고 고객들을 속였다", "우리은행이 사기를 쳤다"고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억 7천만원 투자했다 3개월만에 ‘반토막’

MBC는 이 노인의 투자손실 사례를 지난 16일 보도했다. 그는 이 방송에 출연해 "지난 5월, 아내의 퇴직금까지 더해 모은 4억 7천만 원을 영국 금리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하지만 영국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이 DLS상품에 상품에 가입한지 석 달이 지난 현재 원금의 근 절반 수준인 무려 2억 원 가까이 손해를 본 상태라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투자 중 하나로 꼽히는 비트코인조차 지난 석 달 동안 두 배로 올랐는데, 우리은행 한 지점 부지점장이 소개한 상품은 수익률 -40%를 기록하고 보면 이 투자자는  도둑을 맞은 기분일 것이라는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그는 손실이 이같이 대규모로 발생했는데도 현재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은행 측의 권유로 가입하고 손실이 발생한 후에도 곧 나아질 것이라고 안심시키면서 계약을 유지토록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투자자는 당초 "나이도 60대 중반이어서 안전한 상품을 가입하고 싶어 했다. 우리은행 부지점장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지점장은 이 투자자에게 복잡하고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아 위험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힘든 상품 가입 권유를 했다. 이 방송에서 부지점장은 이 노인에게 "안전한 상품을 원하시는 것 같아서 (이 상품이) 최적인 것 같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해외국채금리가 떨어지면서 DLS 손실도 커지자 그는 상품을 해지해달라고 했지만 지점측은 오히려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있으라고 안심시켰다. 그 바람에 오히려 수익은 더 떨어졌다. 결국 이노인은 현재까지 마이너스 40%수익률, 즉 2억원을 날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부분은 해당 상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80%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후퇴 공포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해외채권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기까지 금리가 손익분기점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원금전액을 날릴 위기에 처해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갈수록 거세지는 집단항의

8000억원 넘게 판매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이 최대 95%까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자들은 이같이 은행들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며 전액배상을 요구하는 소비자집단 공동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과 공동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19일 소송제기 보도자료를 낸 후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소송 문의 전화만 30건 가까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소비자원은 피해 현황이나 금액, 유형을 파악한 뒤 법무법인을 컨택해 조만간 소송진행 절차와 방식을 안내할 방침이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소송 방침을 공개한 후 쉴틈 없이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고 문의자 95% 이상이 집단소송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누리도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다음달 11일까지 신청을 접수받은 뒤 같은 달 말께 정식으로 소장을 접수한다.

개인투자자들 차원에서 익명카톡방을 중심으로 집단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단체카톡방에는 펀드 통장이나 상품설명서 등으로 피해인증을 받은 투자자만 약 90명 모여 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에 집단으로 민원을 넣는 등 공동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부 단톡방에서는 개인 소송 '팁'도 공유하고 있다. 6억원을 투자한 한 피해자는 "변호사와 상담해보니 은행을 상대로 하는 것보다는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개인 소송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한다"며 "자필서명란에 PB가 임의로 사인을 했을 경우 사문서 위조가 될 수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갈수록 판매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 집단 항의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9월부터 11월 만기까지 유지될 경우 일부 상품은 평균 예상손실률이 95.1%에 달한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은행과 **은행이 벌인 1조원대의 대국민 사기행각' 게시글에는 현재까지 743명이 참여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이 이 상품들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를 했는지 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고위험 상품을 면밀한 사전 검토 없이 대량으로 판매한 배경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은행과 발행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합동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분쟁 조정 관련 민원 현장조사도 함께 실시한다. 불완전 판매가 확인될 경우 분쟁조정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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