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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피플 파워
홍콩의 피플 파워
  • 오풍연
  • 승인 2019.08.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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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이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 형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다. 따라서 중국군도 투입되지 않았다. 18일 홍콩 집회를 말한다. 전세계의 눈이 홍콩에 쏠려 있었다. 홍콩 시민들은 위대했다. 비폭력 시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면서도 중국군이 개입할 만한 빌미를 주지 않았다. 중국군은 언제라도 투입할 수 있었지만, 그럴 만한 명분이 없었다. 평화시위를 하는데 어떻게 진압할 수 있겠는가.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빅토리아 공원에는 수용 가능 인원(10만명)을 훌쩍 넘어선 170만명이 운집했다. 공원으로 들어서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일대가 온종일 혼잡했다. 비까지 내려 우산을 쓰고 집회에 나왔다. 시위대는 오후 3시30분쯤부터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청사가 있는 서쪽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홍콩 경찰은 앞서 공원 내 집회만 허가하고 행진은 불허했지만, 시위대의 앞길을 가로막지는 않았다. 그래서 충돌은 없었다.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앞서 SNS 등을 통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자고 거듭 촉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몇몇 친중국 성향의 시민들이 시위대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폭행 같은 사건·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경찰과 장갑차 등을 홍콩으로부터 10분 거리에 있는 광둥(廣東)성 선전(深玔)시에 배치해둔 상황에서 진행됐다. 그런 위협도 시민들의 집결을 막지는 못했다.

집회에서 시위대는 홍콩 당국에 송환법의 완전한 철회와 보편적 선거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경찰의 시위대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앞서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은 죽었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완전한 철폐를 요구했다. 언제 다시 꺼내들지 모른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홍콩 시민들은 거의 모두 하나가 됐다. 후손들이 떳떳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자유를 물려주겠다는 것.

시민들은 "경찰의 폭력에 대해 항의한다"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를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때릴 테면 때려라.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작은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다. 참가자들은 오후 9시 15분 집회 공식 종료가 선언될 때까지 주최 측이 내세운 '화이비(和理非·평화롭고 이성적이고 비폭력적인 집회)'의 정신을 충실히 따랐다. 충돌이 없었던 이유다.

집회를 앞두고 중국군은 선전에서 또다시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 환구시보는 "17일 중국 무장경찰과 공안(일반경찰)이 선전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며 훈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1분짜리 동영상에서는 수천명 무장경찰과 공안들이 수백 대 장갑차를 배경으로 사열을 받은 뒤 실전 같은 진압 훈련에 돌입했다. 진압 상황에 돌입하기 전 한 지휘관이 광둥어로 "시위대는 폭력을 멈추고 뉘우쳐야 한다"고 외쳤다.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향한 외침은 전세계에 퍼졌다. 아마 시진핑의 귀에도 들렸을 것이다. 홍콩 시위는 이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 형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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