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대란' 법정비화 전망…원금 날릴 투자자, '불완전판매' 소송준비
'DLS대란' 법정비화 전망…원금 날릴 투자자, '불완전판매' 소송준비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9.08.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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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 "원금 손실확률 0%"는 전형적인 불완전 판매…소송으로 원금 되찾자 움직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적다고 DLS를 판매했으나 금리하락으로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안을 위기에 몰려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적다고 DLS를 판매했으나 금리하락으로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안을 위기에 몰려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금리연계형 파생상품인 'DLS(파생결합증권)대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투자자들은 연계금리인 독일 국채금리가 또 급락하면서 원금을 몽땅 날릴 위기에 처하면서 불완전판매로 소송을 불사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불완전판매에서 불붙은 DLS대란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S와 연계된 독일국채금리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원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수 있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많은 투자자들은 평가손실이 워낙 커 원금의 대부분을 날리 위기에 처해 있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시뮬레이션 결과 “원금 손실확률 0%"로 나오고 아주 완전하게 설계됐다며 이들 파생상품을 팔아왔다. 만기 때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4∼5% 수익이 나는 구조다. 단, 금리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그 금리 차이의 200배만큼 손실이 난다. 예컨대 만기 시 금리가 -0.3%라면 손실률이 20%에 달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께부터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S을 담은 파생결합펀드(DLF)를 팔았다. 우리은행은 2000년 1월~2008년 9월 DLF와 같은 구조로 매일 투자(6823회)했다는 가정하에 시뮬레이션을 했고 그 결과 원금 손실 확률은 0%라고 고객에게 알렸다. 2000년 이후 10년물 독일 국채금리 최저치가 -0.186%로 행사가(-0.20%)보다 높았다고도 했다. 은행이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0%이라고 강조하고 연 4.2%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만기 4~6개월)을 보장한다고 하자, 자산가들은 지갑을 열었다.

KEB하나은행의 사정도 비슷하다. KEB하나은행은 5년물 미국 국채금리와 영국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F를 지난해 9월부터 팔았다. 다음 달 만기 물량은 수십억 원으로 우리은행보다는 사정이 낫다. 그러나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은 똑같다.

문제는 독일 국채금리가 급락해 마이너스로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미중무역전쟁과 세계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독일 국채금리는 급락하면서 손실 가능성 0%라는 우리은행의 호언장담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7121%로 전 거래일 대비 9.57% 급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해당 DLF의 손익분기점보다 크게 아래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이 DLF는 독일 국채 금리가 –0.7% 이하로 내려갈 경우 원금 100% 손실이 발생한다. 16일 종가 수준(-0.6840%)도 손실률이 96.8%에 달해 사실상 깡통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투자자들은 국채금리의 급락으로 원금을  100% 잃을 처지다. 은행권은 수천억원의 원금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권시장이 불안해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로 자금이 쏠리고 있어 DLF의 만기가 처음으로 다음달 19일까지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이는 채권 가격이 오를수록 금리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해당 파생금융상품의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가 뚝 떨어진 때문으로 한 달 새 회복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만기를 맞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독일금리가 다시 회복해 피해를 어느 정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차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중무역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한 독일국채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세계경기침체공포가 더 심화하는 만큼 독일국채금리가 다시 큰 폭으로 뛰 가능성은 낮아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투자금의 원금을 모두 회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DLS대란의 근본적인 책임은 물론 불완전판매를 서슴지 않은 금융사에 있다. 투자들이 선뜻 이해가 가지않는 복잡하고 위험한 파생상품을 안전하다고 속이면서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이른바 불완전판매를 한 은행 측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금융소비자원은 "DLS 투자자 피해는 복잡한   금융상품을 제조한 금융사가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한 상품을 설계하고 이를 유통시키는 즉, 판매회사인   은행을 비롯한 증권사는 오로지 상품에 대한 깊은 분석과 소비자관점에서 적절한 가를 판단하기에 앞서, 수수료   수익에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본사∙지점차원의 과도한 마케팅 행위가 오늘의 사태를 발생시킨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이들 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한 것은 내부시스템이 다른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들은 위험도를 철자하게 분석하고 검증해 위험하다는 결론에 이르면 판래를 하지 않지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시스템에서 다른 은행과는 달리 다소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른 은행들은 DLS가 너무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과는 달리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위험신호에도 이를 감수하고 판매를 강행했다. 결국 독일과 영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엄청안 평가손실을 입는 사태가 벌어졌다. 금융사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께 현장에서는 DLS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걸러졌어야 했다”고 전했다.

두 은행의 무리한 비이자 이익 확대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 DLF 만기가 1250여억원인 우리은행의 경우 WM(자산관리) 전략상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을 것”이라며 “만기가 짧은 것도 수수료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사태의 DLS 상품은 고도의 금융지식과 세계경제∙금융 상황에 지식이 있는 자가 기획∙유통∙판매와 함께, 구매자도 그런 능력을 가졌어야 했던 상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상품기획자는 자신들의 수익 극대화만 추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과연 투자자 최대 수익은 5%정도이고 손실은 100%라는 설계는 과연 누구를 위한 상품기획인가를 충분하게 설명해 준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DLS 투자자 피해는 복잡한   금융상품을 제조한 금융사가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한 상품을 설계하고 이를 유통시키는 즉, 판매회사인  은행을 비롯한 증권사는 오로지 상품에 대한 깊은 분석과 소비자관점에서 적절한 가를 판단하기에 앞서, 수수료   수익에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본사∙지점차원의 과도한 마케팅 행위가 오늘의 사태를 발생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이 비이자수익에 집중해 과도한 마케팅을 하다보니 불완전판매를 하게 됐고 키코사태를 경험한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위험천만한 DLS판매를 방치해오다 문제가 발생하자 금융사에 책임을 돌리고 감사만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사실상 사모펀드판매를 방치, 금융소비자보호에 소홀했다. 사모펀드 판매는 당국이 사후신고를 받고 문제가 있을 때 시정명령을 내리는 식이다. 금융당국이 지금까지 사모펀드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린 적으 거의 없다.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로 방치됐다. 현재 사모펀드 순자산은 390조원을 넘어서며 4년도 안 돼 두 배가량 몸집을 불어난 상태인데도 규제와 감시가 허술해 이번 DLS대란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원은 금융당국이 그동안 이런 시장의 판매 구조에 대해 제대로 모니터링 하지 않은 무능이 이번 파생상품사태를 주기적으로 반복시킨 원인인데도 그동안 “이해하였음”, “설명들었음” 등으로 소비자보호 시늉만 해왔다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현재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들은 불완전판매로 원금을 날리게 됐다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원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금융소비자원(www.fica.kr, 대표 조남희, 이하 ‘금소원’)은 최근 낸 보도자료에서 “이번 DLS 투자자 사태가 보여준 근본적 문제는 고도로 복잡한 금융상품을 이해가 낮은 소비자에게 무차별∙무원칙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이는 키코사태에서 문제가 된 사기구조의 상품을 과거 동양증권(유안타)증권의 부실계열사의   3-6개월 부실어음 판매를 결합한 금융사태라 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  피해에 대한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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