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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정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정치
  • 오풍연
  • 승인 2019.08.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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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홍콩 사태에도 뛰어 들어...대선 겨냥한 노림수인 듯

[오풍연 칼럼] 이런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 트럼프를 말한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왠지 불안불안하다.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를 지경이다. 직설적 표현도 그렇고, 특히 트윗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일 쏘아대 듯 시도 때도 없이 트윗을 날린다. “당신 그만둬”라고 트윗을 통해 장관도 해고할 정도니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를 미국적 실용주의로 보아야 할까. 비서실장이나 대변인도 거치지 않고 날려 버리니 막을 방법도 없다. 트윗을 통해 재미를 톡톡히 보기도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 G20 회의에 왔다가 트윗을 통해 김정은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결과는 대성공.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났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조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트럼프가 이번에는 홍콩 사태에도 뛰어 들었다. 트럼프는 진심으로 그러는지 몰라도 우리 눈에는 조롱으로 비친다. 시진핑에게도 이 문제로 만나자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나는 중국의 시 주석을 매우 잘 안다"면서 "그는 국민의 존경을 받는 위대한 지도자이고 힘든 일(tough business)에서도 유능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풀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적 만남?(Personal meeting?)"이라고 썼다. 만남을 제안했던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것과 다름 없다. 중국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트럼프가 또 트윗을 날렸다. 이틀 연속 중국을 건드린 셈이다. 그는 15일 "시 주석이 직접 개인적으로 홍콩 시위대를 만난다면 홍콩 문제는 행복하고 깨달음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이에 대한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했다. 트럼프라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홍콩 사무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으로 반드시 그들(중국)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 건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던 말에 주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자신이 말한 대로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지금 중국 정부에, 시진핑에게 가장 골치 아픈 일은 무엇이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홍콩 사태일 것이다. 트럼프는 거기에 기름을 붓는다. 아니면 말고 식이다. 사실 이것은 국가 수반으로서 예의도 아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거래를 하자고 하는 꼴이니 말이다. 어쨌든 트럼프는 못 말린다. 하긴 다른 나라 정상도 조롱하는 트럼프이니 누가 말리겠는가.

미국도 내년 대선이 있다. 트럼프가 재선을 노리지 않을 리 없다. 트윗 역시 대선을 겨냥한 노림수로 해석된다.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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