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또 하청업체 '갑질'?...손병석 사장 '약자의 비명' 듣고 있나
코레일 또 하청업체 '갑질'?...손병석 사장 '약자의 비명' 듣고 있나
  • 박은경 기자
  • 승인 2019.08.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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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방송, "시계탑 부당하게 빼앗겼다...코레일이 사법적 판단 외 응할 수 없다는 것은 제2의 갑질” 분통
                                                  코레일

[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코레일의 하청업체였던 철도방송이 코레일에 시계탑을 부당하게 빼앗겼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지난 5일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공정위에 신고 돼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코레일은 문제의 약관 일부만 수정했을 뿐 철도방송은 문제의 시계탑은 돌려받지 못해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기차역 광장에서 만남의 이정표 역할을 해온 시계탑은 1971년에 처음으로 기차역에 설치됐다. 이 시계탑을 처음 만든 업체는 ‘철도방송’이라는 중소기업이다. 

2004년 KTX 고속철도역사가 신축되고 이듬해 서울역 광장에 새로 세워진 시계탑도 철도방송에서 만들었다. 2004년 KTX가 개통되기 전에 철도방송은 기차역 내의 여러 시계를 운영하며 시계 옆에 광고를 붙여 기업으로부터 광고료를 받고, 코레일 측에는 계약에 따른 이용료를 내는 구조였다. 

그런데 KTX 역사 공사 과정에서 코레일 측은 시계를 구역사에서 임시 역사, 임시 승강장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이전 비용은 모두 철도방송이 부담했다고 전했다. KTX 역사가 들어서고 철도방송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역을 비롯한 전국 8개 KTX 역사에 디지털시계를 90여 개 설치하고 3억 6천 여 만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그 후 철도방송은 2007년 코레일 측에 계약 연장을 요구했더니 ‘먼저 계약 사항을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시계탑과 시계를 코레일에 무상 기증하라는 요구였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지난 달 대전 철도 공동사옥에서 열린 철도발전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철도방송, "계약 연장 위해 시계탑 등 무상 기증서 코레일에 '강압적으로' 제출" 주장

내용에 따르면 2004년 6월에 체결된 ‘고속철도역 시계이용 광고매체 광고대행 계약서’에는 ‘계약체결과 동시에 을(철도방송)이 설치한 시계이용광고 등 광고 표출설비는 갑(철도청)에 무상으로 기증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계약 체결 당시 철도방송 측에서는 이 조항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고 한다. 장 대표는 “말도 안 되는 조항이 들어가 있어서 이게 뭐냐고 했더니 (코레일 측에서) 표준계약서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며 “믿고 도장을 찍었는데 3년 있다가 계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공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철도방송은 계약 연장을 위해 시계탑과 디지털시계 등을 무상으로 기증한다는 기증서를 코레일에 제출했고 시계탑과 디지털시계들은 3년 만에 코레일의 소유가 됐다. 그리고 2010년 12월 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 철도방송은 ‘코레일 소유’가 된 시계들을 이용해 사업을 하려면 코레일과 다시 계약을 맺어야 했다. 

철도방송은 시계탑과 디지털시계 모두 철도방송 측에서 제작과 설치를 했고 특허까지 받았기 때문에 수의입찰이 가능했지만 코레일 측은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2010년 감사원에서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는 업체와 코레일이 수의계약을 한 사례를 지적받았기 때문에 공개 입찰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10년 감사원 감사 자료 확인결과 당시 지적을 받은 업체는 실용신안권 존속기간(10년) 만료일이 7개월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3년 수의계약을 승인받은 사례였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에 따르면 철도방송은 수의계약으로 계약 연장이 가능했지만 코레일 측은 공개 입찰을 고집했다.

▲2017년 6월 당시 서울역 시계탑 모습과 올해 7월 서울역 시계탑 모습. 2017년까지만 해도 철도방송이 제작했던 에밀레종이 달려 있었다. 현재는 광고판으로 대체됐다. (사진=뉴스타파)
▲2017년 6월 당시 서울역 시계탑 모습과 올해 7월 서울역 시계탑 모습. 2017년까지만 해도 철도방송이 제작했던 에밀레종이 달려 있었다. 현재는 광고판으로 대체됐다. (사진=뉴스타파)

철도방송 장영선 대표, "사법부 도움 받을 수 있다면 이런 갑질 안 당했을 것” 호소

철도방송은 공정위에 제소했고 공정위는 이에 대해 2013년 ‘설치와 동시에 코레일에 광고매체를 기증하는 조항은 불공정한 약관으로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공정위는 약관 심사 과정에서 코레일유통이 해당 위반 약관을 시정했다는 이유로 심의를 종료했다. 

즉, 해당 무상기증 약관이 무효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공정위의 시정 요구 이전에 체결한 계약에 따른 무상기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허연석 코레일유통 광고사업처장은 “공정위 결정 이전에 체결한 계약에 따른 무상기부는 여전히 유효하며 배상할 의무가 없다는 내부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철도방송이 배상 요구를 공식적으로 해온다면 채무부존재 소송을 통해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설명했다.

철도방송 장영선 대표는 “갑질이 발생했을 때 감사원, 공정위 같이 국민이 호소할 수 있는 곳에 호소를 했는데 거기서 어느 정도 조정이 돼야지 사법적 판단 외에 자기들은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제2의 갑질”이라며 “사법부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건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갑질도 안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 11일 ‘갑질 없는 공정계약 문화’를 위해 입찰 프로세스를 입찰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등 공공기관 계약문화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으나 코레일의 이와 같은 다짐이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지역승무사업소 소장이 공황장애로 병가를 다녀온 기관사에게 60일 넘게 ‘특별직무교육’을 받도록 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으로 고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황장애를 겪은 기관사의 인권과 노동권이 소장의 갑질로 인해 무너졌다”며 소장을 ‘철도 1호’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본지는 이에 대해 코레일 측에 문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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