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1 유니클로에 정말 사람이 없었다. 어제 저녁 신도림 디큐브 현대백화점에 갔다. 유니클로 매장은 직원만 몇 명 보였다. 평소엔 사람들로 가장 북적이던 곳이다. 이는 정부가 시킨 것도 아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것. 뭐라고 할 수도 없다. 아무리 유니클로가 강자라 하더라도 이처럼 외면하면 버티기 어려울 터. 들어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다. 보는 눈이 많아 발길을 끊은 듯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여행도 뚝 끊겼다고 한다. 잘 하는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보여주어야 한다. 대신 정부는 끼어들지 말라.
#2 한일 갈등으로 국민도 갈라지고 있다.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주장은 얼마든지 펼 수 있다. 물론 비판도 자유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그것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남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 또한 횡포다. 우리나라는 사상의 자유가 있다. 비판은 하되 비난은 하지 말자.
나는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나름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내 눈높이와 맞지 않을 경우 신랄하게 비판한다. 대통령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잘못하면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 이른바 ‘문빠(문재인 지지자)’들은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나라를 잘못 굴러가게 할 위험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5년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물러나지만, 나라는 그렇지 않다.
대신 국민들의 일제 불매운동은 지지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일본 국민들도 한국을 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서 총을 쏘아대는데 그냥 있자고 하면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맞서야 한다. 한국인이 깨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관련, 일본 국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가 찬성했다고 한다. 그게 일본 국민의 정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동안 정부는 일본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야 한다. 정부가 거듭 애국심을 호소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책(下策)이다. 우리 국민은 알아서 한다. 일본 제품을 산다고 비난할 까닭은 없다. 그것 도 국민이 선택한다. 불매운동도 의견이 통일되기는 어렵다.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찬성이 있으면, 반대도 있기 마련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그게 바로 민주주의의 국가다.
이 같은 갈등 관계가 오래 지속될 조짐이어서 걱정스럽다.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그 때에 대비해 국민들도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불매운동도 그 중의 하나다. 물론 우리가 더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일본 지방도시에서는 한국 관광객이 오지 않아 불만이 많다고 한다. 이처럼 일본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나는 그것을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애국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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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