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은행들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데 따라 일본과 무역을 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면 이들에게 자금공급에 초점을 둔 유동성지원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2일 각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함께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프로그램마련에 착수했다. 최 종구 금융위원장은 3일 오전 주요 은행장들과 일본 관련 리스크 대책 회의를 진행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은 이날 회의 직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우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본이 금융보복을 할 경우에 대비해 지난 달부터 시장변화와 외화자산, 대일 수출기업의 익스포져, 리스크 등 다방면에 걸쳐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어 은행들은 수출보복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반도체 부품 관련업체들이 일본규제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우선 피해 정도를 분석한 후 지원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마련할 자금지원 프로그램은 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한 긴급지원과 협력기업을 위한 상생 대출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우선 수출규제 피해가 경영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소기업 대상 유동성 지원안을 마련하고 있다. 영세한 기업일수록 단기적인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만기일이 도래한 피해 부품업체에 대해서는 여신 상환을 연장해주고 신규 자금공급 시 우대금리, 수수료 감면 혜택 등을 줄 방침이다. 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피해 예상 산업의 협력사를 위한 상생대출 지원안도 마련중에 있다. 소재부품산업 등 기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자금 공급 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 특화상품을 마련한 은행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소재·부품 전문기업 성장지원 대출'을 출시하고 일본의 수출규제로 피해를 본 기업에 최대 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수출입은행도 거래기업들의 일본 수출규제영향을 조사, 지원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이 2천100개 거래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6개 기업정도가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감광액(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 등 당시 수출규제 3대 품목과 직접 연계된 기업들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들 기업에 대한 보증을 포함한 여신잔액이 3조1천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나 당장 이 여신이 부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