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미국이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 시험중단을 권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라젠의 주가가 하한가로 폭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신라젠 주가는 전날보다 29.97%(13,350) 떨어진 31,200원으로 폭락, 하한가를 기록했다. 매물은 쏟아지고 있으나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라젠 주가는 그동안 임상3상 기대에 급등세를 보여왔다. 신라젠의 52주 최고가는 11,1000원을 기록했고 최저가는 40,050이었다. 그러나 주가는 연초 7만원대에서 거래되다 6월 들어서는 5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약세국면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이날 임상시험중단 권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라젠은 3만원 초반으로 급추락했다. 이날 주가는 52주 최고가에 비해 72%나 떨어졌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신라젠은 최근 3년간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을 보면 2016년 468억원,2017년 506억원, 2018년 5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740억원 적자에 이어 2017년에 570억원, 지난해에는 562억원으로 대규모 적자경영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런데도 신라젠의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은 펙사벡 임상3상 시험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경우 ‘대박’을 칠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임상3상시험 중단권고로 이런 희망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증시관계자들은 임상시험 재개될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 경우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은 미국 내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DMC)로부터 펙사벡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신라젠은 "당사는 8월 1일 오전 9시(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간)에 DMC와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PHOCUS)의 무용성 평가 관련 미팅을 진행했으며 진행 결과DMC는 당사에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시험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라고 할수 있다. 이는 임상시험의 유효성 및 안전성 등을 중간 평가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통과해 남은 임상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신라젠은 2016년 1월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미국, 한국 등에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왔다. 3상 모집 환자 수는 총 600명으로 계획됐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무용성 평가에서 펙사벡이 '임상시험 중단 권고'를 받으며 향후 임상에 제동이 걸렸다.
신라젠은 DMC로부터 권고받은 사항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보고할 예정이다. 신라젠에 따르면 펙사벡은 암세포만 감염시키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우두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이다. 암 환자에게 투여된 펙사벡이 암세포만 감염시키면, 환자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세포를 위험 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