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언론, 상반된 무역 분쟁 보도 태도
한일 언론, 상반된 무역 분쟁 보도 태도
  • 오풍연
  • 승인 2019.07.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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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아사히 등 日 정부 주장 되풀이...韓 일부 언론은 日 두둔하기도

[오풍연 칼럼] 한일 실무자 협의(일본 측은 설명회)가 끝났다. 그런데 일본은 딴소리를 하고 있다. 한국 측이 수출 규제 철회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측은 6시간이나 만났다. 그것을 요청하지 않으면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국 대표단이 아무리 바보 같아도 그 같은 요구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일본에 간 목적은 분명하다. 일본 측의 설명도 들어보고, 철회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다면 갈 이유도 없다. 우리 대표단을 철회를 요청했다고 명확히 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안 했다고 이틀째 억지 주장을 폈다. 이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측의 전략임이 확실하다. 한국 무시작전으로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일본 언론들도 자기네 정부 편을 든다. 사실 언론은 정직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 정부가 그렇게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한번쯤 의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 한국이 수출 규제를 하고, 일본 측 대표가 한국에 와 협의를 했다면 설명만 듣고 가겠는가. 합리적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면 언론으로서 역할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요미우리 신문은 13일 '수출규제 한국에 설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한국, 철회 요구 없어'라는 부제를 달았다. 요미우리는 일본과 한국이 수출규제 관련 실무 회의를 진행했다며 "한국으로부터의 항의와 철회 요구는 없고 사실관계 확인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은 이번 조치가 전 세계 부품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한국 정부의 설명을 덧붙였다. 일본 측 주장만 고스란히 보도한 셈이다.

아사히신문도 평행선을 달렸다고 했다. 경제산업성 간부를 인용해 "한국 측으로부터 WTO 협정에 위반된다는 기존의 주장은 없었지만 일본 측은 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일본이 수출규제 이유로 제기한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 "일본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고, 전날 회의에서도 지금까지 한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 북한 등으로 물자 유출이 아니라 일본과 한국과의 사이에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고 실었다. 또 한국 측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고, 수출 허가에 걸리는 심사 기간의 단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수출 규제 철회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실무회의 보도에 대해 "한국 측의 이해가 이뤄지지 않아 정중하게 설명했다"는 경제산업성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태도를 돌변했다. 처음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꺼냈을 때는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랬던 언론이 이처럼 일본 정부의 주장만 그대로 보도하는 의도를 잘 모르겠다. 모든 언론이 똑같은 논조를 펴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 언론도 냉정해야 한다. 일부 언론은 일본을 두둔하고 있기도 하다. 전선이 언론으로까지 확대돼 유감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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