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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리 대표단 홀대는 한국에 대한 무시
일본의 우리 대표단 홀대는 한국에 대한 무시
  • 오풍연
  • 승인 2019.07.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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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에 대한 예의는 찾을 수 없어...우리가 똘똥 뭉쳐 위기 헤쳐 나가야

[오풍연 칼럼] 12일 한 장의 사진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을 것이다. 나도 그것을 처음 본 순간 화가 치밀었다. 의도적 무시작전이었다. 회의를 하는 탁자와 의자가 마치 함바집 테이블을 연상케 했다. 깜짝 놀랐다. 명색이 국제회의다. 그리고 일본에서 열렸다. 만약 우리가 그렇게 했다면 일본인, 일본 언론이 가만히 있었겠는가.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먼저 장소부터 부적절했다. 양국 당국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회의실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볼품이 없었다. 작은 테이블 2개만 달랑 놓여 있었다. 테이블 곁에는 화이트보드가 세워져 있었다. 물론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아니었다. 손님에 대한 예의는 찾을 수 없었다. 우리 측 대표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도 할 말이 없었을 것 같다.

구석마다 간이 의자와 이동형 테이블 등 집기들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바닥에는 정리 안 된 전선줄이 널브러져 있었다. 양국 당국자들이 실무를 논의하는 장소라기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창고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우리 대표들이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스스로 소인배라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일본 측 관리들의 복장도 문제였다. 그냥 일하다가 나온 사람들 같았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은 넥타이를 맨 양복차림인 반면 일본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은 반소매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이들은 노타이 차림이었다. 통상 국제회의에서는 정장 차림으로 마주 본다. 상의를 벗어도 함께 벗는다. 서로를 존중하고, 예우해서다.

일본 관리들은 한국 당국자들을 맞으면서 악수를 건네지도, 명함을 꺼내지도 않았다. 이런 경우는 없다. 한국 실무자들은 어깨에 맨 백팩을 둘 곳을 찾지 못해 의자 옆 바닥에 세워놓았다. 테이블 위에는 물 한 잔조차 놓이지 않았다. 이것을 뭐라고 설명할까. 일본 측 주장대로 협의가 아니고 단지 설명회라서 그랬을까. 일본 측이 백번 잘못했다. 우리가 사과라도 받아내야 할 판이다.

일본 측이 화이트 보드에 붙여 놓은 글귀를 보면 더욱 분노가 치민다. A4용지 2장에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輸出管理に関する事務的説明会)’라고 쓰여 있었다. 한국이 말하는 ‘협의’가 아니라 단순히 자신들의 보복 조치를 ‘사무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우리 네티즌들도 분노했다. 인터넷에는 “기본도 없는 나라” “이게 바로 일본의 진짜 수준이지” “일본의 옹졸함을 잘 보여주는 사진” “일본이 한국에 오면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회담하자”는 감정 섞인 댓글이 많았다. 반면 일본 네티즌들은 시원하다고 했다. 네티즌마저 감정 대립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게 지금 두 나라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똘똥 뭉쳐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일본이 보란 듯이.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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