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유명인의 이혼 소송은 일반인에게도 관심사다. 과연 그들의 이혼이 성립될까. 또 위자료는 얼마나 될까. 최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혼을 마무리했다. 이 소송은 헤어지는 것보다 위자료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베이조스가 세계 최고의 부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자료 액수도 엄청났다. 베이조스의 전 부인 매켄지는 일약 세계 부자 순위 22위에 올랐다.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383억달러(약 44조8700억원) 합의금으로 이혼을 마무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의 한 법원 판사가 베이조스 부부의 이혼 문서에 서명하며 두 사람의 공식 이혼 절차가 끝났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매켄지는 베이조스로부터 시가 383억달러 상당의 아마존 지분 약 1970만주(전체 지분의 4%)를 받았다. 아마존 지분 12%를 보유한 베이조스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부호로 남았다.
베이조스와 매켄지는 아마존 창립 전인 1993년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26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온 두 사람은 올 1월 돌연 이혼을 발표, 4월 법원에 협의 이혼 신청서를 제출했다. 두 사람의 이혼 사유는 베이조스의 외도 때문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베이조스가 TV 앵커 출신 로런 산체스와 내연 관계라고 폭로한 바 있다.
재벌의 경우 대부분 남편의 외도 등으로 이혼 소송이 진행된다. 아내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위자료 등을 생각해서도 그럴 게다. 베이조스는 돈 대신 사랑을 택했다고 할까. 이혼이 흔한 미국이지만, 세계 최고의 부자가, 그것도 자식을 네 명이나 둔 베이조스가 이혼을 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둘은 갈라섰다. 위자료 만큼은 두둑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SK 최태원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하고 있다. 이 소송 역시 최 회장이 냈다.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노 관장은 이혼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노소영 관장과의 결혼생활을 더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앞서 최 회장은 2015년 12월 국내 한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가 있다고 고백하며 노소영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홍상수 감독도 2016년 11월 30년을 함께했던 아내 A씨에게 이혼을 요구하면서 배우 김민희와 불륜 관계를 인정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A씨는 "홍상수 감독이 돌아올 것"이라며 이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도 조정을 신청했으나 성립되지 않았다.
그래서 재판으로 이어졌는데 졌다. 지난 달 14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김성진 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혼 소송 선고에서 기각 결정이 나오면서 홍 감독과 A씨는 법적인 부부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홍 감독은 일단 항소를 포기했다.
이혼은 특히 자녀들에게 불행하다. 그 자녀들은 부모들 때문에 한 맺힌 삶을 살기도 한다. 따라서 이혼은 모든 것을 떠나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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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