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 놀아나 비싼 '5G요금제' 인가한 과기부, 철저하게 감사해야
SK텔레콤에 놀아나 비싼 '5G요금제' 인가한 과기부, 철저하게 감사해야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7.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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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SK텔레콤 편들어 '깜깜이' 부실심사한 과기부 감사청구
철저 감사로 인가과정 문제점과 과기부의 직무유기 제대로 밝혀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도대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민을 위한 기관인지, 아니면 이동통신 시장 1위사업자인 SK텔레콤의 편에서 폭리를 조장하는 무책임한 공공기관인지를 헷갈리게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과기부가 지난 4월 5G서비스를 상용화에 앞서 SK텔레콤이 신청한 고가요금제의 근거를 면밀히 살피지 않고 사실상 업계를 편드는 부실심사를 해 국민들의 통신비부담은 무겁게 한데 반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 3사의 과다한 이익을 보장해준데서 이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통신당국이 SK텔레콤의 요금근거자료가 엉터리인데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통신사간의 전통적 유착에 의한 병폐가 아직도 남아 있지 않은가 해서 개탄스럽다는 반응이다.

참여연대가 과기정통부 5G요금제 신청을 제대로 심사해 인가했는지를 밝히는 문제를 들고 나왔다. 참여연대는 지난 4월 과기정통부에 5G 요금제 관련 정보공개청구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신설 근거 자료를 부실하게 심의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고 4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보공개청구한 자료를 들여다 보니 깜깜이, 무책임, 자료베끼기 뮤라헌 5G인가 추진과정이 드러났다면서 감사원은 감사를 통해 인가과정의 문제점과 과기부의 직무유기를 제대로 밝힐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과기부가 SK텔레콤이 제출한 데이터 단위당 요금인하율 수치와 요금제 구성 사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전망을 추가 검토하지 않고 자문기구에 제공해 결국 이통3사 폭리만 안겨주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가장 문제가 되는 대목은 과기부가 SK텔레콤이 제출한 가입자전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점이다. SK텔레콤은 인가자료에서 “선택약정할인제와 5G 초기 가입 부진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액 증가분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5G 서비스를 시작해도 가계통신비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정부에 제출한 요금제 개정 근거자료(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자문위에 제출한 요금제 심사안(아래)
▲SK텔레콤이 정부에 제출한 요금제 개정 근거자료(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자문위에 제출한 요금제 심사안(아래)

그러나 5G서비스 후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동통신 3사가 공시지원금 폭탄으로 치열한 고객유치전을 벌이고 서비스 개시 후 3개월 남짓 만에 5G가입자 수는 13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의 가입자 증가 전망이 고가요금제를 인가받기 위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엉터리 전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과기부는 LTE와 비교한 5G 요금인하율도 SK텔레콤이 제출한 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SK텔레콤은 5G요금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LTE와 비교해 인하율이 최대 45%에 이른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인가자료를 보면 LTE 요금제(5만원·4GB)와 5G 요금제(5만5천원·8GB)의 1기가바이트 당 요금을 비교해 5G(6875원/1GB)가 LTE(12500원/1GB)보다 최대 45% 하락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최대인하율에 허수가 있다고 본다. 참여연대 등은 LTE 요금제를 5만5천원으로 놓고 데이터량을 올려 계산하면 LTE의 1기가바이트 당 요금이 9400원이어서 최대 인하율이 27%에 그친다고 산출했다.

그런데도 과기부는 이 산출근거를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그대로 자문위에 전달했다. 과기부는 인하율이 별로 많지 않은데도 45%인하율을 전제로 SK텔레콤의 고가 5G요금제를 그대로 인가해 줬다.

뿐만 아니라 과기부는 증강·가상현실과 같은 대용량 콘텐츠 때문에 고가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업계 쪽 주장도 사실상 용인했다. SK텔레콤은 인가자료에 “5G 대용량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가 가장 적합하다”며 “1∼2기가바이트(GB)로는 실익이 없어 요금제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민사회계가 “부족분을 와이파이로 대체하는 등 이용자 판단에 달렸는데 선택권을 원천봉쇄했다”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5G 체감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힐 뿐 보충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법적 기구가 아닌 민간자문위에 사실상 인가 결정권을 준 점도 책임 회피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한다. 과기부가 SK텔레콤의 인가신청 자료를 면밀하게 심사하고 검토해 흠결을 발견할 경우 보완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실무적인 작업은 당연히 과기부에 있다.

하지만 과기부는 모든 권한을 2인 이상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이용약관심의자문위로 넘겼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과연 자문위가 인가자료를 제대로 살피고 따졌다고 볼 수는 없다. 자문위원들은 SK텔레콤의 수정 자료를 제출한 지 하루 만에 자료를 검토한 뒤 “‘세계 최초 5G’를 위해 인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범석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 겸 법무법인 백승 변호사는 “인가제도가 이동통신사의 요금 폭리를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데도 정부는 2G, 3G, 엘티이(LTE) 인가 때부터 깜깜이·베끼기 심의로 일관해 왔다”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고질적 부실심의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절차에 맞게 양쪽 의견을 듣고 심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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