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아버지' 이웅열, 허가취소에도 왜 직접 사과 없나?
인보사 '아버지' 이웅열, 허가취소에도 왜 직접 사과 없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07.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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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발생 이후 줄곧 '꽁꽁' 숨어지내...인보사 성분 변경 알고 미리 사퇴 의혹 갈수록 번져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성분 바뀐 사실을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4일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은 기자간담회장인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남 2녀를 둔 이 전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자식'이라고 불렀다. 그가 '자식'이라고 표현한 부분도 이제 비판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의 침묵을 두고 피해자들은 물론 시민들과 주주들 사이에서 "자식이 사고가 났는데, 아버지가 뭐 그러냐"는 비아냥 섞인 얘기들까지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사태 발생전과 비교해 1/3~1/4 수준으로 급락한 상황이다. 게다가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여부를 기다리며 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다.

4일 관련업계와 코오롱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이유로 인보사 성분 변경과 관련해 일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3일 식약처가 인보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허가 취소를 내린 것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행정소송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전 회장이나 다른 사안에 대한 입장은 표명하지 않았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도 이 전 회장 행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현재 특별한 입장은 없다"라고 답했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성분 변경 사실 미리 알고 사퇴 서둘렀을 것이라는 의혹 나와

문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지난 3일 최종 확정한 가운데,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성분 변경 사실을 미리 알고 사퇴를 서둘렀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과거 인보사를 네 번째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꼈지만, 미국 3상 임상시험 돌입을 앞두고 돌연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같은 의혹이 미국에서 진행된 인보사 임상시험 3상이 지나치게 더디게 진행됐던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임상 3상에서 환자에게 인보사를 처음 투약한 시점과 이웅열 전 회장의 사퇴 시기가 맞아떨어지는데, 이후 인보사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약 4개월간 투약환자 수가 10명 안팎에 머물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따라서 당시 이웅열 전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들이 인보사 성분 변경 정황을 이미 파악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부담이 큰 미국 내에서의 임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중요한 것은 이 전 회장이 인보사 사태가 일어나기 전과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인보사는 그가 넷째 자식이라고 불렀을만큼 코오롱그룹 미래산업의 핵심이었다. 공식석상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룹내 핵심 임원들이 반대를 무릅쓰고, 오너가 뚝심을 갖고 장기간 밀어붙인 연구개발의 성과로 인식됐었다.

이런 그가 지금처럼 식약처의 인보사 공식 퇴출이라는 거대 사건에 봉착해서 한마디 입장 표명은 물론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 모습조차 보이자 않는 것은 인보사의 ‘아버지’로서 나아가 기업인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난여론이 많다.

식약처는 지난 5월28일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같은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역시 코오롱생명과학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우선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의 약사법 위반 혐의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소액 주주들, 이웅열 회장이 세포 변경 사실 사전에 알았음에도 이를 은폐했다고 의심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는지,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겼는지, 식약처 결재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등 고의로 허가받지 않은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사내이사 회장직을 맡았던 이웅열 전 회장 역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소액주주들은 그가 세포 변경 사실을 사전에 알았음에도 이를 은폐했고, 이후 코오롱티슈진 상장을 통해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조만간 이 전 회장을 불러 식약처 허가를 받기 전 세포 변경 사실을 미리 인지했는지 등을 따져 물을 방침이다.

앞서 식약처는 전날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최종 확정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품목허가 취소가 최종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인보사 투약 환자 523명은 이날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2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28일 244명이 소장을 접수된 이후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2차 모집기간 동안 소송참여의사를 밝힌 환자들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소송 참여 환자는 총 767명으로 늘었다.

한편 차명주식과 관련된 재판으로 인보사와는 관련이 없지만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1심 선고가 한 차례 연기됐다.

지난 달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판사는 이날 예정이었던 이 명예회장의 1심 선고를 다음달 18일로 미뤘다. 이 명예회장은 부친인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남긴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을 차명 보유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사건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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