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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과 군의 기강해이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과 군의 기강해이
  • 오풍연
  • 승인 2019.07.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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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가 아무리 좋아져도 국가 안보에 허점 있어선 안 돼

[오풍연 칼럼] 정부가 3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상 경계 실패에 따라 지휘관은 모두 징계하기로 했다. 맨 처음 발표 때는 해상 경계에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었다. 이번 사건은 해상 경계보다 축소‧은폐 의혹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시원한 대답이 없었다. 때문에 발표도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했다. 조사 결과 해상 경계를 책임지는 해군은 경계작전계획과 가용 전력의 운용상 문제 등으로 북한 목선을 발견하지 못했다. 육군의 해안경계작전 역시 레이더와 지능형영상감시시스템(IVS)에 소형 목선이 포착됐지만 이를 식별하지 못했다. 특히 레이더 운용요원에 대한 전문화 교육과 상황조치훈련 등이 부족했던 것도 확인됐다. 열상감시장비(TOD) 운용의 경우에도 먼바다 만을 주시하느라 정작 해안으로 접근하는 북한 목선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해당 지휘관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게 됐다. 국방부는 합참의장, 육군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을 엄중 경고조치하기로 했다. 또 육군 제8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육군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사령관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예하 부대부터 합참의장에 이르기까지 관련 지휘관들 모두에게 책임을 물은 셈이다. 줄줄이 징계는 사상 초유이 일이다.

정부는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까지 입항한 것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으로서 경계에 실패한 것이므로, ‘경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고 안이했음을 국방부와 합참의 관계관들이 조사과정에서 인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이 안이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음을 질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엄중경고를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목선이 발견된 6월 15일부터 현장 부대에 내려가 16일에 서둘러 조사를 끝내고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부실한 조사내용을 섣불리 발표하게 된 과정은 속 시원히 설명하지 못했다. 누가 ‘삼척항 인근’으로 언론 설명 자료를 최초 작성했는지, 국가안보실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의문점은 계속 남는다. 사실 이번 사건은 군 당국이 경계실패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고자 북한 목선이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삼척항 인근이라고 하면 가까운 바다쯤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목선은 삼척항 방파제에 댔고, 그것을 시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언론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집중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묻힐 뻔 했다. 군의 기강해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여기서 또 하나 빠진 게 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정의용 안보실장의 책임도 물었어야 했다.

남북 관계가 아무리 좋아져도 안보에 허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의 발표해도 불구하고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던 인상은 지울 수 없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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