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시티파크', 시세 1억6천만원에 공시지가는 51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은 31.8%에 불과
[금융소비자뉴스=박도윤 기자] 서울시내 주요아파트의 공시지가가 시세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이 서울시내 25개 표준지 아파트의 공시지가 분석 결과 시세반영률은 33.7%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64.8%)의 절반에 불과하다. 표준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들의 공시가격을 산출하는 기준점을 제시하는 아파트다.
경실련은 "표준지 공시가격은 모든 부동산의 과세기준이 되고, 국토부가 매년 수천억의 세금을 투입해서 조사하는 만큼 공정, 정확해야 한다"며 "공시지가는 시세와 동떨어진 낮은 가격으로 조작되고 있고, 시세반영률을 개선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어 "정부는 공시가격, 공시지가 산정근거와 시세반영률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면서 "2005년 제도 도입이후 세금 특혜만 조장해온 불공정한 공시가격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조사결과 서울시내 25개 아파트 3.3㎡당(평당) 실거래 땅값은 6600만 원,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는 3.3㎡당 2200만 원에 불과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이들 25개 아파트의 3.3㎡당 평균 공시지가를 산정하면 2235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서울 아파트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33.7%로, 정부가 발표한 표준지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 64.8%의 절반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평균 시세반영률인 37.2%보다도 3.5%p 낮은 수치다. 부동산 세금 책정 기준인 공시지가가 실제 거래되는 땅값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책정되는 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3.3㎡당 시세가 약 1억6천만원에 달하는 서울 용산구 시티파크의 경우, 공시지가는 약 51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이 31.8%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의 토지시세는 지난해 1억3천만원에서 올해 28%가량 올랐지만, 공시지가는 지난해 4700만원에서 올해 8%가량만 올랐다. 시세반영률은 38%에서 32%로 오히려 낮아졌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강동구 고덕리엔 2단지의 경우 시세반영률이 60%였지만, 강서구 힐스테이트의 경우 시세반영률이 23%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강서 힐스테이트의 경우 토지 3.3㎡당 시세는 6300만원이었으나 공시지가는 1400만원이었다.
경실련은 "정부가 시세반영률을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가 조사한 결과는 오히려 시세반영률이 더 떨어져 정부 발표가 거짓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25개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도 정부가 발표한 수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은 지난해 3.3㎡당 2390만 원에서 올해 2892만원으로 21%올랐다. 반면 공시가격은 지난해 3.3㎡당 1646만 원에서 올해 1887만원으로 15% 올랐다.
25개 표준지 아파트 중 22개 단지는 시세반영률이 오히려 낮아졌고, 강남 삼풍, 상계 주공3, 고덕리엔 2단지 등 3개 아파트만 시세반영률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 아파트들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2018년 68.9%에서 2019년 65.3%로 3.6%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