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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안에 동나는 골드바…값 많이 올라 섣부른 투자는 '금물'
경제불안에 동나는 골드바…값 많이 올라 섣부른 투자는 '금물'
  • 박도윤 기자
  • 승인 2019.06.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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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판매량 급증세...지난달 총 29만8452g으로 지난 1월의 6배 육박

[금융소비자뉴스=박도윤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국내 경기 침체 등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는데 따라 시중은행과 우체국에선 골드바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물론 금값도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이 급증세를 보여 일부 골드바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들 시중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량은 총 29만8452g으로 지난 1월 골드바 판매량 4만8643g의 6배에 육박한다. 4월 판매량 14만9595g보다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연 월별 골드바 판매액도 급증세를 보였다. 시중은행의 지난 5월 말 기준 골드바 판매액은 159억6,000만원으로 4월 말(81억7,000만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평균 골드바 판매액은 30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4월부터 판매가 급증하더니 지난달에는 올 들어 월평균 판매액의 5배 수준으로 가장 많이 팔려 나갔다.

요즘 시중은행에서는 골드바사기가 어렵다.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이미 골드바가 동이난 상태로 신청을 하고 한 달 정도 기다려야 실제 매입이 가능한 실정이다. 상당수 은행 금창구에서는 물량이 달려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지연 배송하는 경우가 잦다. 

농협은행의 경우 대고객 공지를 통해 일부 골드바의 물량부족으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저중량으로 고객들의 인기가 높은 10g, 100g 골드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고객들의 수요가 몰리는 10g, 100g 골드바 판매를 일시적으로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국가기관이라는 공신력 때문이지 우체국의 금판매 열기는 시중은행을 뺨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부터 ‘오롯 골드바’에 들어가 1개월 만에 수십억원의 골드바를 판매하는 기록적인 판매실적을 보였다.  전국 223개 우체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롯 골드바’는 지난 한달 간 43억 원어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금을 사 놓으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경제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과 이달 14일까지의 판매량은 66억원 어치에 달해 하루에 평균 2억원의 골드바가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조폐공사가 2014년부터 금융기관 등에 위탁 판매를 실시한 이래 역대 최고 매출액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골드바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는 물론 국내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경기하강 우려 속에 저금리시대가 열리고 주식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주택경기도 침체에 빠져있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경제전망이 불안해지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값이 올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장기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하반기 이후 세계 경기는 레이트 사이클(경기확장 후반부)로 진입할 것”이라며 “주요국 경기 둔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되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4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1g당 가격은 5만1370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1g당 가격은 4만9580원으로 한 달 사이 3.6% 상승했고, 1g당 가격이 4만6240원이었던 연초(1월2일)에 비해서는 11.1% 올라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중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장단기 채권금리역전현상 등 경기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아 불안한 자산가들이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값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시장 일각에서는 금값이 오르자 ‘금테크’수요까지 일어 골드바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골드바는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 단기간에 사고팔기보다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매도 물량이 적은 편”이라며 “금 시세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렇지만 금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금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고 더 오를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상황이라고 이들은 진단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변수 등을 고려해서 지금 금 투자를 해야할 지 선택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몫"이라면서 "골드바, 금통장, KRX 거래 등 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비교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과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익이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골드바의 경우, 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지만 금 매입 시 10% 부가가치세를 내야한다. KRX 금 시장에서는 주식 사듯이 금을 살 수 있는데 거래 시 0.3~0.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잘못 뛰어들었다가는 상투를 잡고 적지 않은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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