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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총재, 기준금리 인하 시사…이르면 3분기 중
이주열 한은총재, 기준금리 인하 시사…이르면 3분기 중
  • 박도윤 기자
  • 승인 2019.06.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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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 창립69주년 기념사서 "미·중 무역분쟁·반도체 경기 대응 필요"
전문가,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불확실성 커져 금리인하로 대응 필요
▲이주열 총재가 한국은행 창립69 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주열 총재가 한국은행 창립69 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박도윤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그동안 경기침체 우려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는 명확한 선을 그어온 한국은행이 경기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는지 종래의 강경한 태도에 한발 물러서 지난 2016년 6월 이후 약 3년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해 주목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기준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기존발언과는 상당한 온도차이가 감지된다. 그는 지난달 31일 금통위 5월 정례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금리인하 필요성을 제기한  조동철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에 대해서도 '소수의견은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금리인하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이날 발언에서 경기상황을 깊이 우려하면 금리인하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을 꼽으며 한국 경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이 총재로 하여금 금리인하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미간 금리격차가 컷는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할 경우 해외자금의 유출 위험이 훨씬 덜어져 금융시장은 훨씬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총재가 금리인하에 보다 신축성을 갖게된 것 같다는 풀이도 나온다.

미중무역전쟁으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경기상황은 이 총재로 하여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종래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 행진인 수출 등 최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는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일 한은이 발표한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012년 5월 이후 약 7년만에 흑자행진에서 멈춰섰다. 상품수지 흑자가 56억7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96억2000만달러)보다 39억5000만달러나 줄어드는 등 근본적인 원인은 수출 부진이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판단했다.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이 빠르면 오는 3분기 중에 기준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인상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4차례 연속 동결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대외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인정했다"며 "금리 인하 시그널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가장 중요한 나라인데 미국 무역분쟁이 불거지며 (수출)하락폭이 커졌다"며 "이를 감안하면 오늘 워딩 자체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어서 "미 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해야하는 만큼 10월(4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불확실한 영역이 확대되면서 미 연준도 스탠스를 바꾸는(금리인하로) 중이다보니 한국도 동결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1차적으로 봐야할 점은 미·중 무역분쟁이 경기에 미칠 불확실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연내 동결 유지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현재는 하반기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역분쟁이 당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언은)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총재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발언한 부분은 7월 발표할 수정경제 전망에서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여지를 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한은 입장에서 보면 미국 금리 인하 시사는 좋은 명분"이라며 "하반기 인하 여지는 열어뒀지만 연내는 지켜보다가(동결) 내년 상반기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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