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나
삼성도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나
  • 오풍연
  • 승인 2019.06.1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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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란 팩트를 중시하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기사를 작성하는 것

[오풍연 칼럼] 삼성이 10일 저녁 SBS 종합뉴스 보도에 발끈하고 나섰다. SBS는 삼성 관련 뉴스를 톱으로 다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에 이재용 부회장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보도 요지다. 언론으로서 얼마든지 보도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삼성이 유죄 심증을 갖게 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반박했다.

나는 삼성의 이 같은 태도가 아주 못마땅하다. 자기네가 한 짓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 부사장 등 8명이 구속됐다. 11일 정현호 사장까지 검찰에 나오라고 통보했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조사는 불가피하다. 검찰의 수사에 순순이 응하는 게 도리다. 언론 보도를 반박한다고 도움이 될까.

삼성전자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과 관련해 언론의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특정 언론보도를 정면 반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고 "저희가 지난 5월 23일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 이후에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SBS는 10일 삼성이 지난해 5월 5일 회의에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 이후 5월 10일 해당 내용을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보도했다"면서 "그러나 이날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하나마나한 해명으로 여겨진다. 보도 내용을 인정할 리 없다.

SBS는 8시뉴스에서 삼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해 5월 10일 열린 '승지원 회의'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과 콜옵션 지분 재매입 방안 등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SBS는 지난해 5월 5일 삼성 임원들이 모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증거를 없애기로 했다고도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오히려 관련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자 추가적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내부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BS의 이날 보도는 피의사실 공표를 넘어서는 중대한 상황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할까. 나는 이것 또한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삼성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써왔다. 합리적 의심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론이란 그렇다. 팩트를 중시하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기사를 작성한다. 칼럼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왜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라. 정도경영을 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다. 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를까.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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