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의 '알쏭달쏭' 발언, 제3인터넷은행 출범에 혼란만 가중
최종구의 '알쏭달쏭' 발언, 제3인터넷은행 출범에 혼란만 가중
  • 박도윤 기자
  • 승인 2019.06.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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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완화 논란속 "심사방식 바꾸진 않을 것"…그런 후 국회서 논의되면 참여하겠다?
정부여당, 규제완화로 진입 낮춰야 vs 시민단체, 특혜고 국민 세금담보로 철없는 '불장난'
▲최종구 위원장(앞줄 왼쪽서 3번째)은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행사에서 제3인터넷은행 심사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과 행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축하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 위원장(앞줄 왼쪽서 3번째)은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행사에서 제3인터넷은행 심사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과 행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축하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박도윤 기자] 제3 인터넷은행 설립을 놓고 정부여당과 시민단체 간에 진입장벽을 낮추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일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을 두고 “심사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장 현행 심사 방식을 크게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좌우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이를 부인한 셈이다.

금융위는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인가심사를 금감원에 위탁했다.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인 외평위가 2박3일 합숙심사 끝에 부적합 판단을 내렸다.외평위는 키움뱅크에 대해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토스뱅크에 대해선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이를 전적으로 받아들여 지난 26일 불허를 발표했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루어 오는 3분기에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공고를 다시 내야하는 금융당국으로서는 이의 출범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당장 손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의 이날 발언 속에는  경우에 따라서 규제의 틀을 바꾸어 IT기업을 포함한 대기업들이 인터넷은행에 보다 손쉽게 참여토록 하기위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시장상황이 변했다는 등의 구실을 들어 하시라도 말을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최 위원장은 '당장'은 심사기준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장의 의미가 언제까지를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제3인터넷은행 출범이전에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개정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 전에도 바꿀 수 있음을 뜻하는지 가늠이 안된다.

최 위원장이 심사기준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어진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완화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말에 “‘공정거래법’ 위반까지도 제한하게 돼 있는데 산업자본, 정보기술(IT) 주력업체들에 큰 제약요인이 아니냐는 취지에서 개정안이 발의된 것으로 안다”고 에둘렀다.

즉 최 위원장은 ‘국회에서 논의가 되면 금융위도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금융감독원과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쪽에서 준비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야말로 원론적인 얘기만 반복했다. 준비를 잘 해 봐야 참여의사가 있는 기업입장에서는 까다롭다는  대주주적격성 관문이 버티고 있고 보면 최 위원장의 발언은 이들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현재 정부여당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 대주주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대해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인터넷은행에만 대주주 자격 요건을 완화해주는 것은 특혜"라며 반발,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 2일 낸 논평을 통해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경기규칙과 심판을 바꾸겠다는 일차원적인 발상의 초라함과 범죄 이력이 있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경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무모함을 가장한 뻔뻔함을 개탄한다"고 인터넷은행법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정부와 정치권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검증하지 않고 대기업에 은행을 마구 내주는 특혜는 국민의 세금을 담보로 벌이는 철없는 불장난에 다름없다고 대주주자격완화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대주주 적격성 요건이 기존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지분 확대를 막고 새 인터넷은행의 흥행 부진 요인으로도 작용하자 법위반 경과연수를 ‘5년 이내’를 ‘3년 이내’로 줄이고, 대주주 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 법 위반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밖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부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수 없도록 한 규정도 개선해 금융위원회 입김이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요건으로 5년 이내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최 위원장은 정부여당과 시민단체간의 뜨거운 논란 속에 정책당국자로서 국민편익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정책인지에 대한 소신을 밝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하시라도 정책을 바꿀 수 있는 두루뭉술한 어법으로 정책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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