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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집배원 과로사 잇따라도 '적자타령'만…노조 총파업 예고
우정사업본부, 집배원 과로사 잇따라도 '적자타령'만…노조 총파업 예고
  • 박도윤 기자
  • 승인 2019.05.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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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경영 지속에도 인력충원할 재정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우정노조, "토요일 택배배달 폐지하고 주5일제 시행하라!
▲우정사업본부 노조가 지난  23일 청와대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 근절!' '완전한 주5일제 쟁취'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노조가 지난 23일 청와대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 근절!' '완전한 주5일제 쟁취'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우정사업본부 우편집배원들이 주52시간을 넘는 근무로 과로사하는 노동자가 잇따르면서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그런데도 우정사업본부는 1000증원을 통한 근로시간단축 약속을 파기하면서 적자핑계를 대고 있다. 적자경영이 지속돼 충원은 생각할 수 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적자경영사태가 집배원들 때문에 빚어진 것도 아니고 법정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는 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우정본부가 적자를 들어 과로사 문제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한다.

과연 우정사업본부는 적자경영으로 집배원들의 과도한 근무를 줄여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여력은 없는 것일까. 최근 몇 년간 우편사업에서 적자를 지속해 집배원의 증원이 손쉽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전혀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측이 사태해결에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해법은 없지 않다.

우정본부의 우편사업 적자 폭이 최근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우정본부는 우편사업에서 53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작년에는 1천285억원의 적자로 적자폭이 전년의 두 배로 급증했다. 올해. 올해 우편사업 적자는 2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정본부의 우편사업 경영수지는 2011년  439억원 적자로 전환된 이래 지금까지 적자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원인은 우편물량이 감소와 인건비증가 때문이라고 우정본부측은 설명한다. 우정본부가 이런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방만경영도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우정본부는 “올해 들어 우편물량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재정상황이 악화돼 지금 당장 집배원 인력을 증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향후 어려운 재정 여건과 우편시장 전망, 우편물량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측의 설명이 궤변일 뿐이며 적자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지난 1일 우편요금은 50원 인상됐다. ‘국내통상 우편요금 및 우편이용에 관한 수수료’ 고시 개정안에 따라 기존 330원(25g이하 기준)인 규격 우편물 요금을 380원으로 50원 인상됐다.

우정본부는 우편요금 인상을 알리면서 “집배원 증원을 위한 재정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올해) 우편요금 10원을 인상할 때 약 200억원의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ㄷ.  상시 집배원 1,000명 채용에는 연 3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우정본부가 이번 우편요금인상으로 마음만 먹으면 집배원을 충원해 이들의 과로사를 막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급기야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우편업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빠졌다. 공무원 신분이 아닌 상시계약 집배원 등 비정규직은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다. 우정노조 조합원 중 약 5000명이 이에 해당한다. 문제는 주 52시간제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인력 충원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인력 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무료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며 파업을 경고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우정본부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올해 1분기(1∼3월) 안에 비정규직 집배원 1000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정본부는 “올해 우편사업에서 2000억 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돼 인력을 확보할 여력이 안 된다”고 약속을 어긴 상태다. 아직까지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타협에 실패할 경우 노조는 오는 6월 파업에 돌입해 ‘우편대란’이 일수도 있다.

이에 따라 집배원들의 과로사는 앞으로 잇따를 전망이다. 우편집배원들의 과로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 말까지 우정본부에서 재직하다 순직한 331명의 노동자 가운데 166명의 집배원이 근무 중 교통사고나 과로사 등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편집배원들의 과중한 업무에 대한 질타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금 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임금 노동자 연평균 노동 시간은 2052시간(2016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노동을 했다고 간주했을 때 노동자들이 평균 257일을 일한 반면 집배원들은 343일, 평균보다 86일을 더 일한 셈이다. 1년 전체로 따져 봐도 365일 가운데 343일을 일한다면 1년 동안 겨우 22일정도 쉴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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