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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한투증권' 수사 돌입...김남구 부회장 '신뢰경영'에 타격?
검찰, '한투증권' 수사 돌입...김남구 부회장 '신뢰경영'에 타격?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05.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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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원 고발사건 조만간 처리할 듯...대출받은 SK 최태원 회장 개인이득 처리 향방 주목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검찰이 한국투자증권의 불법대출 혐의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에게 불법으로 대출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최근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부회장과 정일문 대표이사 사장, 한투증권 법인 등을 형법 상 사기, 증거인멸 및 증거은닉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상 부정거래행위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23일 관련당국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금융·기업범죄전담부서인 형사7부(김유철 부장 검사)에 배당했으며, 수사검사는 김진호 부부장검사로 정해졌다.

금소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이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해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개인 대출에 활용한 것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초대형 IB가 발행어음으로 기업금융 외에 대출하는 것은 금지돼 있는 만큼 명백한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투자증권의 TRS 계약을 위장한 발행어음 부당대출 행위에 대해 그나마 실체를 파악하고 처벌·제재하려는 금감원의 솜방망이 제재조차도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발행어음 불법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에 결국 경징계가 내려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처벌 수위를 기존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낮춘 이후 의결된 징계안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지난 22일 단기금융업무(발행어음업)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최 회장에게 불법대출한 혐의를 받는 한국투자증권에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금감원이 금융위의 입김에 기존 중징계안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는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대출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위가 당초 중징계 입장을 고수하던 금감원과 다른 입장을 내비쳤던 셈이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감원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먼저 법령해석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외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소위 말하는 ‘수사 가이드라인’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번 경징계 제재가 금융위의 ‘재벌 총수 봐주기’라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금소원은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자금을 총수익스와프(TRS)대출에 활용한 것은 형식적으로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대출이지만, 사실상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개인 대출'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는 위험회피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 그런데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SPC사이의 거래가 위험회피를 위한 거래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거래 당시 SK실트론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는데,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한 거래라는 지적이다. 결국 최태원 SK 회장이 TRS 계약으로 SK실트론 주가 변동에 따른 이익이나 손해 등 손익을 책임지는 대신 자기 자금 없이 SK실트론 지분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금소원은 "금감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 주식을 직접 사지 않고 사실상 증권사가 대신 보유하게 하면서 SK실트론의 주가 변동에 대한 수익과 손실을 가져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소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불법대출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이 늦어지는 데 대한 책임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자본시장조사단 등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SPC와의 파생상품 거래 형식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기업인수용 자금으로 대출해 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건의 경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직접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투증권 본사 소재지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관할인 남부지검으로 이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부회장은 그동안 신뢰경영을 모토로 그룹을 이끌어 왔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며 실전 업무를 익혔다. 그래서 전문성과 통찰력으로 전문경영인보다 더 전문경영인다운 오너 CEO’로 꼽힌다. 그러나 앞으로 검찰수사가 본격화하면 김 부회장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고려대 동문으로 평소 막역한 관계였다는 얘기가 나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부회장이 아버지 김재철 회장이 최근 회장직을 사퇴한 마당에  경영권 갈등이 없는 '오너체제'의 이끌어가게 됐다"면서 "그러나 만일 검찰 수사에서 특정 커넥션이 드러날 경우 평소 강조한 '신뢰경영'은 물론 한국투자금융지주를 국내 대표 투자금융그룹으로 키워내려는 그의 야망에 흠집이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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