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햇님 기자] 청년실업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구직자들이 중소기업 취업문을 두드리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가 3배에 이르고 연봉이 5천 만 원에 달성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대기업은 6.6년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10.5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졸자를 비롯한 젊은 구직자들이 이처럼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중소기업을 기피하게 되고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허덕여 외국인 근로자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
구인구직 중개알선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583곳을 대상으로 ‘연봉 5000만원 달성 기간’을 조사,21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이 입사해 5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데 걸리는 기간은 , 평균 10.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이 대기업6.6년으로 가장 짧고 이어 중견기업 9.3년, 중소기업10.5년의 순이었다. 중소기업의 5천만원 달성기간은 대기업의 거의 두 배나 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은 5년차 이하에 연봉 5천만원을 받는 비율이 44%에 달했으나, 중견기업은 16%, 중소기업은 8%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초봉차이도 커 대기업이 3,394만원, 중견기업 3,155만원, 중소기업 2,562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신입사원 초봉은 대기업의 65%수준에 불과했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신입사원 연봉은 평균 2,662만원으로 집계됐다.
연차가 같을 때 연봉은 업무성과에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봉이 차등 책정되는 기준은 단연 ‘업무성과’가 75.3%(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무’(32.4%), ‘학력’(8.9%), ‘자격증 취득 여부’(5%), ‘성별’(2.9%) 등이 있었다.
학력별로 차이를 두는 기업(52개사)들은 대학원 이상(7.6년), 4년제 대졸(9.5년), 전문대졸(11.8년), 고졸 이하(13.1년)의 순으로 연봉 5천 만원 달성 기간이 빨랐다.
그렇다면, 이른바 ‘꿈의 연봉’으로 불리는 평균 1억원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전체 기업 중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직원이 있는 곳은 361개사(61.9%)였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83.3%), 중견기업(79.5%), 중소기업(58.5%) 순으로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직원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기업의 전체 직원 중 연봉 1억원 이상인 직원의 비율은 7.4%였으며, 연봉 1억원에 다다르는 기간은 평균 20.6년이었다.또, 성별로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직원의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과 여성이 88:12로 남성이 여성의 9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크게 벌어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과 4인 이하 소기업 간 평균 임금이 3배 정도 차이가 나며, 지난 2012∼2017년 5년간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7년 기준 한국 1∼4인 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500인 이상 기업 근로자의 3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9인과 10∼99인, 100∼499인 규모의 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도 500인 이상 기업 근로자 대비 각각 48.3%, 57.2%, 70%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평균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2017년 기준 5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임금 대비 1∼4인 기업의 평균 임금 비율은 32.6%로, 5년 전인 2012년(33.7%)보다 1.1%포인트 감소했다. 5∼9인과 10∼99인, 100∼499인 기업도 각각 2.4%포인트, 2.6%포인트, 2.6%포인트 줄었다.
이는 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대기업 근로자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작아졌다는 뜻으로, 임금 격차가 커졌다는 의미라고 중소기업연구원은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민선 연구위원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 근로자 간의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협력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상생 협력 노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노동전문가들은 저임금 임금격차 문제는 논리적 수순에 따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노조의 격차를 해소하고 자본의 격차를 완화해서 결과적으로 임금의 격차를 좁히고 저임금·임금격차 문제는 최저임금보다도 “노조 조직률의 급격한 상승”에서 답을 찾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