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삼성 사장급으로서는 처음으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벌어진 증거인멸 작업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속속 확인되는 가운데 검찰 수사가 빠르게 '윗선'을 향하고 있다.
김 대표 소환 조사가 이뤄지면서 사업지원TF를 이끄는 정현호 사장 등 그룹 수뇌부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9일 오후 김 대표를 불러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증거인멸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 삼성바이오와 에피스 회계자료-내부보고서 등 증거인멸·조작 최종 지시자 추적
김 대표 소환은 검찰이 지난 16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무실과 삼성바이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지 사흘 만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에는 사업지원TF의 정현호 사장 등 소속 임원진과 김태한 대표의 사무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2017년 2월 공식 해체된 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이다.
삼성바이오는 검찰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6월께 회사의 공용서버를 공장 마룻바닥 속에 숨기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합병'·'지분매입', '미전실' 등 민감한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 회계자료와 내부보고서 등 증거인멸·조작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모 상무가 지휘한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인멸의 최종 지시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고 있다.
소환 임박 정현호 사장, 옛 미래전략실 경영지원-인사지원팀장으로 이재용 '최측근'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사업지원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모 상무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구속 이후 증거인멸과 관련해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2017년 2월 공식 해체된 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삼성전자와 계열사 간 대응과 협력을 조율하고 시너지를 끌어내기 위해 꾸린 조직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현호 사장은 옛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과 인사지원팀장 출신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검찰은 분식회계 수사와 관련해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등에서 잇달아 드러나는 증거인멸 정황에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현호 사장의 소환조사 과정에서 최고 경영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개입 여부 등을 중점으로 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