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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한화그룹 사업장서 잦은 사고...근본적인 대책 아쉬워
전국 한화그룹 사업장서 잦은 사고...근본적인 대책 아쉬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05.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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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충남 서산 한화토탈 공장서 유증기 대량 유출 소동...대전공장선 작년-올해 7명 사망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17일 유증기 대량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제조탱크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2명이 유증기를 흡입,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로 대형 탱크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계도방송과 문자 안내를 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또 주민계고 방송과 문자안내를 하는 바람에 대산지역 주민들이 한 때 불안과 긴장에 떨어야 했다.

문제는 전국의 한화 공장에서 유달리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지난 달 26일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는 나프타분해공정(NCC) 내 메탄가스 드럼(용량 4천600ℓ) 정기보수 중 잔류가스가 폭발하면서 굉음이 나 작업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지난해 폭발사고로 4명의 사망자가 난 한화 대전공장에서 올 2월14일 또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지기도 했다.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7분께부터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 모노머 공정 대형 탱크에서 유증기가 분출됐다. 자세한 유증기 유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소방당국과 회사 측은 유류탱크가 갑자기 가열되면서 유증기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토탈 자체 소방대가 즉시 현장으로 투입돼 탱크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췄다. 여기에 서산소방서 화학구조대를 비롯해 군부대 지원인력이 현장으로 이동해 지원에 나섰다.

작년 5월에도 한화 대전공장서 폭발로 5명 숨지고 4명이 중상 입는 사고 발생

이들의 긴급조치로 상황발생 1시간 만인 오후 2시28분께 종료됐다. 이날 사고는 발생 2시간 30분여만인 오후 3시 완전 진압됐고 주민들에게도 이 사실을 통보했다.

이 사고로 제조탱크 주변에서 작업을 펼치던 근로자 2명이 유증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산시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를 보내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한 소방당국 관계자는 "자세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유류탱크 가열로 유증기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근로자 2명 역시 경상으로 분류됐으며 자세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자체 소방대와 소방당국이 사고 발생과 동시에 신속한 조치로 상황은 종료됐다"며 "환경부 관계자도 현장에 투입돼 유독물질 유출 위험에 대해 점검했지만, 이상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선 지난해 5월에도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로켓 추진체에 연료를 넣던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같은 연이은 폭발사고에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표한다. 특히 한화 대전공장 인근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있어, 한화 대전공장 이전 등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충남 서산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는 지난 달 29일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큰 폭발음은 사측이 노조 파업 중 설비 점검을 위한 공장 가동 중지(셧다운)를 한 데서 비롯됐다"며 "사측은 공장 재가동 전 주민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한화그룹의 안전문제 및 내부통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한화 외에도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지난해 5월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에서 발생한 염소가스 누출 사고로 27명이 가스를 흡입해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공장에서는 2015년 7월 폐수처리장 인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직원 6명이 숨진 적도 있다. 이 때도 고용노동부가 안전‧보건진단과 함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폐수처리장 안전난간 설치 부실, 천정 크레인 후크 해지장치 설치 불량 등 각종 안전관리 소홀 혐의를 확인했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사고 예방 노력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말의 성찬(lip service)'에 불과했다. 김 회장이나 그룹 수뇌부가 희생자 분향소를 찾거나 진지한 대화를 갖는 모습을   보기는 여려웠다.

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고 유족들은 최근 "한화 김승연 회장과 금춘수 부회장이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유가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속하고 정중한 장례 절차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족들은 또 김승연 회장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유가족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경청하며 성실하게 대화와 협의를 진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전국에 산재한 한화 공장과 사업장에서 폭발사고 등 빈발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안전문제 및 내부통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 대전공장의 사망자들이 대부분 20-30대 젊은 노동자들로 결과적으로 ‘죽음의 외주화’ 공장이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한화그룹은 말로만 안전을 외칠 뿐 그룹 차원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시간을 벌자는 속셈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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