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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경복궁이 불타면 우리 기업들은 얼마나 낼까
만일 경복궁이 불타면 우리 기업들은 얼마나 낼까
  • 오풍연
  • 승인 2019.04.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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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에 佛 기업들 자발적 참여...삼성 등 한국 재벌도 기부에 더 동참해야

[오풍연 칼럼] 이것은 가설이다. 퇴근 무렵 경복궁에 불이 붙었다. 활활 타오른다.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소방차는 사이렌을 울려대며 모여든다. 물을 뿌리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는다. 4~5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경복궁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하지만 소설을 써 보았다. 경복궁 재건에 우리 기업들은 얼마나 참여할까.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에 프랑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부러운 생각도 든다.

 모금을 시작한 뒤 하룻만에 9000억원이 모였다는 외신들의 보도다.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앞장섰다. 우리로 따지면 5대 재벌급이다. 기업당 1억유로(1280억원) 이상. 어마어마한 금액을 내놓겠다고 했다. 이들 기업이 내놓은 돈만 7억유로다. 삼성이, 현대차가, SK가, LG가, 롯데가 1000억 이상을 내놓을 수 있을까. 글쎄다. 이번 강원도 산불처럼 100억~200억을 내놓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역시 프랑스는 문화대국이다. 모금을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거액 기부는 프랑스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케링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이 1억 유로를 내놓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케링 그룹은 산하에 구찌와 이브 생로랑 등 고급 패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케링그룹의 경쟁사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도 뒤질 수 없다는 듯 2배인 2억 유로(256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정유사 토탈이 1억 유로, 화장품기업 로레알과 이를 이끄는 베탕쿠르 가문이 각각 1억씩 모두 2억 유로를 쾌척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류문화유산을 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히고 나선 셈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는 것 같다. 프랑스 하면 명품이 생각난다. 그것을 만드는 기업들이 먼저 나섰다. 프랑스인 뿐만 아니라 명품을 사랑하는 전세계인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의 기부문화나 사회공헌은 아직 척박하다. 규모로 볼 때 삼성전자는 세계적 기업이다. 하지만 삼성은 우리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을 기억해 낼 수 없는 탓이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 재벌들도 기부에 더 동참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재벌은 어떤 존재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바로 세습이다.

5대 재벌 가운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모두 2~4세가 운영하고 있다. 형제간에 싸움을 하는 곳도 있다. 이혼, 별거 등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 프랑스 기업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길 바란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노조위원장,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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