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역시 우즈다. 메이저대회 역전 우승. 예전의 우즈로 돌아온 걸까. 두 타차 역전이다. 나이도 적지 않다. 만 44세. 노장 측에 든다. 그동안 한물간 선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우즈는 다시 일어섰다.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을 게다. 그냥 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가 환호한다. 그만큼 이 시대의 영웅이다. 아침 기분 좋은 소식을 접한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지난 2005년에 이어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다시 입었다. 우승 상금만도 207만 달러(약 23억5000만원)에 달한다.
1997년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최연소, 최소타, 최다 타수 차로 장식하며 새로운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렸고 2001년과 2002년, 2005년에도 우승한 우즈는 극적인 부활 드라마를 고향과 같은 이곳에서 연출했다. 마스터스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최다 우승(6회)에 바짝 다가선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우승도 81승으로 늘려 샘 스니드(미국)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무엇보다는 우즈는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동안 멈췄던 메이저대회 우승 시계 바늘을 다시 돌려 놓았다. 부활을 알린 셈이다. 메이저대회 15승째를 올린 그는 도저히 다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추격에 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안에 PGA 투어 통산 우승 기록을 깨고, 몇 년 안에 메이저 최다승도 깨뜨릴 것 같다.
우즈는 마지막 퍼팅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캐디 조 라카바와 격한 포옹을 했다. 그리고 22년 전 첫 우승 때처럼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어머니 쿨디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딸 샘, 아들 찰리도 할머니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아버지 우즈에게 달려와 안겼다. 이처럼 3대가 감격의 눈물을 흘려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미국의 언론도 우즈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런 통설을 보란듯이 뒤집었다. 위대한 선수였기에 가능한 일.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우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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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노조위원장,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