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00억 금호고속 내놓고 5000억 지원이 말 되나?"
금융당국, "200억 금호고속 내놓고 5000억 지원이 말 되나?"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9.04.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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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박삼구, 시간 3년 더 달라는 데 이미 30년 지나"...채권단, 금호 자구계획 거부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박삼구 회장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또 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겠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11일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호 측이 요구하는 3년이란 시간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동안 아시아나 경영진에게 주어진 시간은 충분했다”며 “어떻게 보면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는데 이 상황에서 또 3년을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은 대주주가 아닌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고 원칙을 강조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이 내놓은 경영정상화 계획안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는 냉정하다. 금융논리로 보면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1년 단위로 맺는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3년으로 늘려 달라는 것은 '시간끌기용'이란 비판도 나온다."금호고속 주식 200억원 어치 내놓으면서 500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하는 것은 금융논리로는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삼구 전 회장, 전재산 내놓고 배수진 쳤다고 하지만 금융논리로 '턱없이 부족한' 자구안"

금호고속은 비상장회사라 주시가치를 정확히 따지긴 어렵지만 자산가치와 향후 3년간 수익가치를 합산해 평가해 보면 200억원 전후가 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박 전 회장으로선 200억원의 주식을 내놓고 산업은행에 5000억원을 달라고 손을 벌린 셈이 된다. 일각에선 "박 전 회장이 전재산을 내놓고 배수진을 쳤다"고 하지만 금융논리로 '턱없이 부족한' 자구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금융회사가 주식담보 대출을 해 줄때는 향후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두고 주식가치의 50% 이내에서 대출을 해 준다. 금호고속 주식 4.8%를 담보로 맡긴다면 대출가능 한도가 100억원에 불과하다.

박 전회장은 본인과 아들이 보유한 금호고속 주식 42.7%도 추가로 내놓겠다고 했다. 이 주식은 현재 금호타이어 관련 대출을 받기 위해 산은에 담보로 제공 중인데 만기가 2023년이다.

향후 4년 안에 대출을 갚으면 이 주식을 아시아나항공 관련 담보로 돌릴 순 있다. 하지만 산은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로 잡았던 담보를 다시 아시아나항공 담보로 잡는 것 밖에 안돼 '회계상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계획안 "시장 신뢰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날 제시한 자구계획안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채권단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재로 회의를 열어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채권단은 "이 자구계획에 따라 금호 측이 요청한 5천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다"고 했다.

산은은 이같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통보했다. 또 9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 협의를 통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비롯한 그룹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5천억원을 신규 지원해달라는 자구계획을 전날 채권단에 제출했다.

"박 전 회장, 경영복귀 않겠다고 공언...아들 박세창 사장이 경영권 유지 땐 실효성 떨어져"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기한은 3년으로 제시했다. 3년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채권단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팔아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 지분이 실제로는 부인과 딸의 보유지분 4.8%에 불과한 데다, 채권단이 요구해 온 대주주 사재 출연 등의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박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권을 유지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이 미흡 판정을 받자 "좀 더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그룹은 9일 산업은행에 박삼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3만3900주를 추가 담보로 제공하고 대신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아울러 3년 안에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사실상 거부했다.

산은 측은 "금호 측 자구계획에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없었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또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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