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감사 회계법인, 분식회계 방조 넘어 '적극 가담'…"시장룰 깨는 중대범죄"
삼성감사 회계법인, 분식회계 방조 넘어 '적극 가담'…"시장룰 깨는 중대범죄"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4.1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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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정·안진·삼일회계법인 관계자 소환 조사서 분식회계방안 마련에 깊숙이 관여 확인
회계사가 지켜야할 기본윤리 저버리고 '삼성 하수인' 역할…투명한 회계감사 기대 어려워
▲참여연대가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삼성바이오 및 삼정·안진 회계법인 회계처리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가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삼성바이오 및 삼정·안진 회계법인 회계처리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고의적 분식회계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최근 소환 조사를 받고 있는 삼정·안진·삼일 등 삼성감사 회계법인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단순히 방조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분식회계방안을 마련하는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1일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회계법인은 삼성바이오 회계처리와 감사만을 맡은 것은 아니고 삼성측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회계를 조작하여 가공이익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위 ‘삼성의 하수인’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회계법인의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리고 분식회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은 문건 상으로 입증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5년 11월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사령탑격인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문건에는 삼정·삼일 등 회계법인과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문건 조사를 통해 삼성감사 회계법인들이 회계사가 지켜야할 선은 넘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올해 초 금융감독당국의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에 대해 ‘억울하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식의 해명을 담은 웹툰이나 동영상에서도 회계법인들이 분식회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정황이 곳곳에서 보인다.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기 위해 배포한 선전용 소책자와 웹툰 등에도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변경은 국내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기준에 부합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받았다”고 강조한 것이 그 대표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삼바는 웹툰 1화와 2화에서 2015년 삼성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2종에 대한 판매승인을 받게 되면서 회사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고 주장하지만 삼바가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 때 사용한 자료가 작성된 시점은 복제약 판매승인 시점보다 앞선다. 삼성바이오가 활용한 자료는 2015년 8월 안진회계법인의 삼성에피스 가치평가보고서인데, 당시는 삼성에피스가 국내외에서 어떤 형태로든 제품 판매승인을 따내지 못한 때였다.

삼성에피스의 복제약은 2015년 9월과 12월 국내에서 판매승인을 받았다. 이는 삼바가 삼성에피스가 복제약 판매승인을 받기도 전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장부를 작성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판매승인으로 인해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회계기준을 바꾼 ‘중대한 사정변경’에도 회계법인들의 ‘머리’가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 2종 승인’이라는 신약개발 성과 때문에 회계처리 변경사유가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회계법인들과 자본잠식을 피하는 방법을 숙의한 뒤 ‘회계처리 변경 방안’을 마련한 후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회계처리변경사유로 동원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5년 11월 미전실 보고 문건에서 미국의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신약개발이 아닌 같은 해 12월 좌절된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신청’이었다. 삼성바이오는 올 초 펴낸 선전용 소책자에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등 바이오시밀러 2종이 각각 2015년 10월과 12월 국내 승인을 받았다는 내용을 주요 이벤트라고 밝혔지만, 전체 매출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삼정과 삼일은 삼성바이오와 삼성물산의 외부감사인이었다”며 “이들이 회계처리 방안을 기업과 함께 만들어내고, 그 결과를 스스로 감사하는 것은 투명한 회계감시라는 시장의 룰을 깨는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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