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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말이 없다...조양호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라
고인은 말이 없다...조양호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라
  • 오풍연
  • 승인 2019.04.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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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장례절차 밟아야...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해서도 안될 일

[오풍연 칼럼] 조양호 회장 별세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정권이 죽였다는 말도 나온다. 아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을 터. 그러나 지병으로 숨진 게 맞는 것 같다. 악화될 수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인을 더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차분하게 장례절차를 밟아야 한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해서도 안될 일이다. 고인은 말이 없다.

일부 언론은 조 회장의 죽음을 의도가 있는 것처럼 다루기도 했다.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싶다. 이는 유가족들을 더 슬프게 한다. 지금 조 회장 집안은 가장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을 것으로 본다. 다행히 부인 이명희 여사를 비롯 세 자녀가 조 회장의 임종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조 회장이 편하게 눈을 감았을 리는 없다. 대한항공의 사정이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의도적인 기사가 눈에 띈다. ‘조 회장 급서, 적폐 청산 희생자 몇 명째인가’ 라는 사설 제목도 올라왔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정권에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섬뜩하다. 이렇게까지 분위기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 언론도 정도를 걸어야 한다. 비판은 자유롭게 하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제목에 진정성이 느껴지는가.

조 회장의 사인이 뭔가 기사를 꼼꼼히 챙겨 읽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8일 새벽 미국 현지에서 숙환과 폐질환으로 인해 별세했다. 조 회장은 그간 지병으로 폐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병이 사인으로 볼 수 있다. 지난 달 말 주총에서 사내인사 연임에 실해한 뒤 병세가 더 악화됐다는 얘기는 들린다.

한진그룹 관계자도 "폐질환 지병이 있었고 완전히 회복됐었지만 다시 안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지병까지도 숨진 뒤에야 알려졌다. 회사 측이 비밀에 부쳤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연말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폐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했다가 다시 악화됐다고 한다.

한 신문의 사설을 그대로 옮긴다. “조 회장 사망에 대해 재계에선 ‘간접살인’이란 개탄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무리한 얘기라고 할 수 있는가. 이 정부 들어 ‘적폐 청산’ 대상이 돼 목숨을 끊은 사람이 4명이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 국정원 소속이었던 정 모 변호사, ‘방산 적폐’로 찍혀 수사받던 기업 임원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을 보면서 느끼는 게 없는가. 정권에 대한 미움이 가득하다. 나 역시 문재인 정부를 수시로 비판한다. 하지만 비판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내가 늘 얘기하는 상식과 도덕률이다. 억지로 갖다 붙이면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조 회장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여러 가지 말이 나올 수 있다. 고인도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게다. 대항항공 역시 고인의 죽음으로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죽음은 죽음이고, 법절차는 절차다. 민주주의에서 법이 중요한 이유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노조위원장,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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