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둔화 우려에 기준금리 속도조절 시사한 미국 연준 영향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17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하향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9년 2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08%포인트 떨어진 연 3.50%였다. 2017년 9월(3.14%)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다. 하락 폭은 2016년 7월(-0.10%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1월부터 넉 달째 하락세다.
2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3.08%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내렸다. 2016년 11월(3.04%) 이후 가장 낮다.
지난달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4.49%였다. 지난해 10월(4.45%) 이후 최저다.
집단대출(3.11%), 예·적금담보대출(3.24%), 보증대출(3.49%) 금리도 일제히 하락하며, 각각 2017년 8월, 2018년 10월, 2017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대출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세계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 우려로 장·단기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자, 장기금리에 연동된 주담대, 단기금리에 연동된 신용대출 금리 등도 내렸다는 설명이다.
미국 기준금리 속도조절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금리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달 전월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2.05%였다. 대표적인 단기 금리인 코픽스(신규취급 기준) 금리는 전월 대비 0.07%포인트 내린 1.92%였다.
기업대출 금리도 하락했다. 전월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3.78%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77%)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낮다. 대기업 대출금리와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각각 0.02%포인트, 0.07%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금리와 기업대출 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지난달 전체 은행 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3.70%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3.66%) 이후 가장 낮다.
한편 지난달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07%포인트 하락한 1.9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유동성관리비율(LCR) 목표치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장기예금을 조달했는데, 올해 들어 이 유인이 해소되면서 수신금리가 내려간 것으로 한은은 파악하고 있다.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큰 폭 하락하면서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의 예대마진차는 1.77%포인트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확대됐다. 2018년 9월(1.77%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