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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엘리엇 꺾고 '정의선체제' 구축엔 성공했으나 갈길은 '첩첩산중'
현대차, 엘리엇 꺾고 '정의선체제' 구축엔 성공했으나 갈길은 '첩첩산중'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3.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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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주총에서 현대차 이사회 엘리엇과 표대결 벌여 완승거둬…지배구조 개편, 실적개선, 미래차 개발 등 해결과제 산적
▲정의선 수석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22일 주총에서 엘리엇의 도전을 물리치고 '친정체제'를 구축했으나 해결과제가 산적해서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기까지 첩첩산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선 발등의 불로 떨어진 지배구조 개편 문제에서부터 실적개선, 미래차 개발, 세대 교체 등 시급한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현대차는 1년째 잠정 중단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재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주총에서 엘리엇에 승기를 잡은 데다 현대오토에버 상장으로 일부 자금을 확보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주총에서 양측간 팽팽한 표대결이 예상됐으나 의결권자문사와 국민연금이 현대차의 손을 들어주면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현대차 이사회가 제시한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건은 모두 여유롭게 통과된 반면 엘리엇이 요구한 안건은 찬성률이 20%에 미치지 못하면서 모두 부결됐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개최한 제51기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을 선임했다.

현대차는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미래 성장동력 화보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본격적인 ‘정의선 체제’로 전환이다. 지난해 9월 그룹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이후 6개월여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5일 기아차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비상근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장악력은 더 높아졌다.

현대오토에버 상장으로 일부 자금 확보...지분 매입에 1조원 이상 자금 필요

정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풀어야 한다.  

주총에서 엘리엇이란 걸림돌을 제거한 데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올들어 상승했으며 정 부회장이 19.46%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오토에버 상장으로 일부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년 3월 발표 이후 지금까지 보류됐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작업도 속도를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3월 현대모비스를 쪼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하지만 엘리엇 등이 오너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이라며 반대 의사를 냈다. 결국 이 개편안은 작년 5월 잠정 보류됐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모두 23.3%다. 이를 정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취득하면 그룹에서 존재하는 순환출자고리가 끊어질 뿐만 아니라 핵심회사 지배력을 높여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다만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에 드는 돈이 천문학적이라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사려면 정 수석부회장이 모두 4조7000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정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현대모비스를 제외하면 약 3조6000억 원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룹내 지배율을 높이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런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밖에 현대차는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미래차 경쟁력 강화,  우수한 인재 영입, 세대 교체 등 현안이 산적하다.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주총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주총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은 서면표결에서 모두 부결된 반면 이사회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의결권자문사들이 현대차 이사회 손을 들어주면서 주주들 엘리엇 외면

첫번째 표대결이 진행된 기말배당 승인건에서 현대차는 엘리엇에 큰 표차로 승리했다. 우선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제안했고, 엘리엇은 주당 2만1967원으로 제안했다. 서면표결 결과 이사회 방안은 86%의 찬성률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엘리엇 제안의 찬성률은 13.6%에 불과했다.

두번째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교수 등 3명이 모두 선임됐다. 찬성률은 각각 90.6%, 82.5%, 77.3%로 집계됐다.

반면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들인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은 모두 탈락했다. 각각 19.1%, 17.7%, 16.5%의 찬성표를 얻는데 그쳤다. 3명 후보자 모두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다득표자를 따질 필요도 없었다.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자문기관 다수가 현대차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지만,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놔 표 대결이 주목됐다. 글래스 루이스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 등은 이사회 추천 후보 3명 모두 찬성 의견을 냈지만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3명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존 Y. 류와 매큐언 회장에 대해서는 지지했고, 이사회가 제안한 유진 오, 이상승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유해 '2대 1'로 엘리엇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엘리엇 입장에서는 사외이사 1명이라도 배출한다면 이사회를 통해 현대차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였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를 맛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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