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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왜곡 삼성 분식회계 여론전, '혹 떼려다 붙이는 격'될 수도
사실 왜곡 삼성 분식회계 여론전, '혹 떼려다 붙이는 격'될 수도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3.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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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본격수사에 앞서 이재용 기업승계 차질 우려해 돈의 힘으로 감성적 여론전
핵심자료는 모두 빼고 사실관계 왜곡한 '적반하장'…스스로 허점 노출에 '자충수'
▲삼성바이오가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웹툰 ‘5화: 비 온 뒤에 땅 굳듯이’의 일부
▲삼성바이오가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웹툰 ‘5화: 비 온 뒤에 땅 굳듯이’의 일부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에 대해 금융당국이 이미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을 내렸고 검찰수사가 본격화 되고 있는 데도  웹툰·동영상·SNS 등을 통해 억울하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식으로 돈의 힘에 의한 감성적 여론전을 펴고 있는 것은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검찰이 위법사항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논란 부분은 배제하거나 일체 언급치 않으면서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적반하장식으로  감성적 여론전을 펴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검찰수사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앞으로 법원의 재판과정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에서 일부 진실과는 거리가 먼 여론전은 재판은 물론 이 재용 부회장의 상고심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최악의 경우 이 부회장이 다시 검찰의 포도라인에서 이 부회장은 재벌비리의 대표적인 인물로 확실하게 낙인찍힐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18일 재계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삼성은 고의적 분식회계를 통해 삼바를 거대이익을 낸 회사로 둔갑시키고 다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을 불합리하게 산정해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금융감독당국의 분식회계에 대해 ‘억울하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식의 해명을 담은 웹툰이나 동영상을 통해 대대적인 여론전을 펴고 있다.

내용은 분식회계의 진실과는 거리가 먼 변명이 주조를 이룬다. 삼성은 ‘이번에도‘억울하게 당하고 있다’는 주장하고 삼바 분식회계 결론이 ‘미래 먹거리 바이오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위기론을 펴고 있다.

삼성은 분식회계 결론을 도출한 금융당국, 즉 정부가 삼성에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식의 논리를 펴면서 정부기관의 권위와 신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삼성공화국’에 비롯된 자신감의 발로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은 따라서 자신들에 불리한  ‘삼성 내부 문건’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은 모두 빼버렸다.

최근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 바로 알기’라는 동일한 제목으로 36쪽짜리 설명자료 파일, 5편짜리 웹툰, 3편짜리 동영상을 잇 따라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등에 올려 유포시키고 있다. 공유파일까지 첨부해 적극적으로 퍼뜨려 달라는 주문도 달았다.

삼성바이오는 1월 21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모두 5편의 웹툰을 게재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최종결론이 나온 뒤 진실규명의 공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회사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뇌물제공혐의로 재판정에 출두하는 이재용 부회장
▲뇌물제공혐의로 재판정에 출두하는 이재용 부회장

웹툰은 금융당국의 삼성바이오 고발을 ‘감성적으로’ 반박하는 내용으로 주로 구성됐다.  "삼바는 단지 규정을 지켰을 뿐인데 속상하겠어!" 삼바 분식회계논란과 관련, 삼성이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웹툰 속의 한 대사다. 삼바는 웹툰에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아래 삼성에피스)의 가치가 급상승해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이 정당하다는 점과 금융당국이 회계처리에 대해 입장을 바꿨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억울하다식의 대사는 웹툰 곳곳에서 보인다. “(금융당국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자꾸자꾸 번복하고 그러면은 삼바 뚁땽해(속상해) 훙훙” “삼바는 이번 오해도 잘 풀고 우직하게 잘 해낼 거야. 이제까지 계속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저의 행보를 기대해주세요!” 등이다.“삼바는 이번 오해도 잘 풀고 우직하게 잘 해낼 거야. 이제까지 계속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저의 행보를 기대해주세요!” 등이다.

과연 그럴까. 삼성은 웹툰에서 자기변명식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 삼바 분식회계논란의 핵심중의 하나인 복제약 판매승인으로 삼성에피스 가치가 상승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금융당국의 주장과는 너무 상반된다.  

삼바는 웹툰 1화와 2화에서 2015년 삼성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2종에 대한 판매승인을 받게 되면서 회사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고 주장하지만 삼바가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 때 사용한 자료가 작성된 시점은 복제약 판매승인 시점보다 앞선다. 삼성바이오가 활용한 자료는 2015년 8월 안진회계법인의 삼성에피스 가치평가보고서인데, 당시는 삼성에피스가 국내외에서 어떤 형태로든 제품 판매승인을 따내지 못한 때였다.

삼성에피스의 복제약은 2015년 9월과 12월 국내에서 판매승인을 받았다. 이는 삼바가 삼성에피스가 복제약 판매승인을 받기도 전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장부를 작성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판매승인으로 인해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삼바는 웹툰 4화에서 2015년 이전까지는 삼성에피스의 가치가 낮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종속회사로 처리해온 것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증선위의 견해는 정반대다. 증선위는  지난해 11월 삼바가 2015년 삼성에피스 지배력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계처리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회계기준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봤다. 삼성바이오가 2012년부터 바이오젠이 삼성에피스 지분 절반 가량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장부에 반영해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처리해야 했다고 증선위는 판단했다.

검찰이 이제 수사를 본격화하기 시작하기에 앞서 이같은 여론전을 펴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이 부회장 보호, 즉 경영권 승계를 성공적으로 최종 마무리하기 위한 총력적으로 풀이된다.

삼바의 고의적 분식회계사실이 재판에서 명백하게 밝혀질 경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원천 무효화 되면서 이 부회장의 삼성지배구조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이 경우 삼성은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삼성지배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악덕 재벌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되는 경우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의 여론전에서 스스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웹툰에서의 주장이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법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간 삼성의 분식회게가 너 명명백백함을 입증하는 내부자료 들은 꽁꽁 숨기고 해명하고 있는 마당에 웹툰을 통하 여론전이 오히려 삼성에 대한 불신만을 더욱 증폭시킬 전망이다.

법조계 일부 인사들은 삼성이 재판에 앞서 이런 감성적 여론전을 펴는 것은 그만 큼 이 사안이 이 부회장에게 치명적인 사건에 대응한 이례적인 방어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은 삼성이 많은 주장을 할수록 그만큼 빈틈도 많이 생겨 수사나 재판에서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공개된 ‘삼성 내부 문건’ 등 삼성엔 치명적일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 빠졌다. 내부 문건에는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 사이의 이면계약(콜옵션)에 따른 자본잠식 우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영향 등 ‘분식회계 의도와 동기’를 담은 내용이 두루 담겼으나 내부문건에서 드러난 핵심내용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참여연대는 삼성이 죄를 가리기 위해 돈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참여연대는 삼바가 자신의 입장을 알리고자 한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사실관계는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수 있는 납득가능한 해명과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여론전만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삼바는 SNS 광고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실왜곡을 이용자들에게 반복, 전달하면서도 정작 우리가 제기해 온 분식회계 의혹과 이를 ‘고의 분식회계’ 라고 판단한 금융당국의 결정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다면서 이는 상장회사가 사실관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며 적반하장격으로 금융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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