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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 경력자가 임원?"...메리츠금융-유암코에 잇단 靑 '낙하산' 의혹
"비금융 경력자가 임원?"...메리츠금융-유암코에 잇단 靑 '낙하산' 의혹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9.03.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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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출신 한정원씨 이어 황현선 전 행정관도 기용..."청와대 ‘내 식구 챙겨기’ 도 넘어"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전직 청와대 행정관들이 금융권에 잇따라 둥지를 틀었다.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적법하다지만 업무연관성이 적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영향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많다.해당 기업들은 외압 등에 대해 손사래를 치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겠느냐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4일 메리츠금융지주에 따르면 한정원(39)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3급 상당)이 지주사 브랜드전략본부장(상무)으로 영입됐다. 한 상무는 이 달부터 메리츠금융에서 지주·종금증권·화재해상보험 등 3개사의 브랜드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2월 28일까지다.

메리츠금융 측은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과 언론 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본부장 직책을 신설했다”며 “외부의 시각, 고객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한 상무를 적임자로 판단해 영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 상무는 SBS기자를 거쳐 지난 2017년 5월 청와대 정무수석실로 들어갔는데 당시에도 문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담당기자였던 한씨가 청와대에 입성하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었다.

▲메리츠금융지주 한정원 상무.
▲메리츠금융지주 한정원 상무.

한씨, 취업심사 통과..."정무수석실 업무-새로운 업무간 연관성 없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금융그룹으로서 브랜드 전략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면서 "지난 1월 청와대를 그만 둔 한 상무에게 연락을 해 뽑았다"고 설명했다.

한 전 행정관의 연봉은 메리츠금융 내 통상 상무급의 연봉 수준(1억5000억 원·성과급 별도)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정부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도 통과했다. 정무수석실 업무와 한씨가 맡게 될 업무간에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직자가 자본금 10억원,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윤리위 측은 취업 이 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고(故) 조중훈 회장의 4남인 조정호 회장이 맡고 있다. 그는 막내로서 그룹내 가장 작은 계열사를 물려 받았지만 다른 한진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회사를 크게 키웠다는 점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항공업)을 맡고 있는 장남 조양호 회장은 횡령·배임·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 절차를 밟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경영권 공격까지 받고 있다.

차남 조남호 회장의 한진중공업그룹(조선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장기침체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원을 수혈받은 후 3년간 보유 부동산과 자회사 등을 매각하는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다. 3남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해운업)을 맡았으나 2006년 지병으로 별세하며 2007년 부인 최은영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해운업황 악화로 경영난을 겪다가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업계 "경제부 기자 몇 년 한 게 고작인 사람이 무슨 브랜드 전문가냐?"

업계에서는 경영권 방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조양호 회장이 자문사로 조정호 회장의 메리츠종금증권이 아닌 삼성증권을 선정한 점을 들어 조양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간 우애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진가를 대상으로 한 검찰의 조세포탈 혐의 수사 및 금융당국의 종합검사 등 정치적 외풍에 대한 바람막이로 한씨를 영입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종합검사와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의 종합검사 부활과 관련해 메리츠가 대상이 될 것이란 얘기가 많은데 메리츠금융지주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 부동산 개발인데 부동산 개발업 특성상 100% 투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종합검사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메리츠금융은 “정치권에 로비를 할 것도 딜을 할 것도 없다. 정말 필요했다면 눈에 띄지 않게 하지 않았겠느냐”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제부 기자 몇 년 한 게 고작인 한 상무가 무슨 브랜드 전문가냐며 권력기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야당의 시선도 곱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한씨가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모셔야 할 만큼 출중한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스럽다"며 "청와대의 ‘내 식구 챙겨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도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 내정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던 황현선 전 행정관도 14일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로 내정됐다. 유암코는 국내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한 구조조정 전문기관이지만 그는 구조조정 관련 경력이 없는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후보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출신이란 점이 유암코 취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2월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에서 대통령비서실 출신 별정직고위공직자 1명이 유암코에 취업하겠다면서 요청한 심사에 대해 '가능' 판정을 내렸다. 유암코는 오는 15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황 전 행정관 영입을 최종 확정한다.하지만 유암코 상임감사는 주로 정권 낙하산들이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황 전 행정관의 감사 임명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암코 상임감사는 2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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