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채성수 기자] 가정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금융권 직원들이 요 근래에는 ‘고용한파’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 걸핏하면 명예퇴직 등 인력감축을 하는 바람에 최근 3년 인력이 4%넘게 줄어들면서 중하위급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주요원인은 비대면 거래가 늘고 규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금융환경이 급속하게 확산되는데 따른 점포 축소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기존인력을 덜어내는 작업을 부단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이 최근 3년 간 인력을 4%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등 4대 은행이 9%나 줄여 최대폭을 기록했고, 금융지주, 생명보험사 등도 각각 4.9%, 2.9%씩 줄였다. 같은 기간 임원은 4.4% 늘린 반면 중하위직은 4.1% 줄여 하위직이 인력구조조정의 주 타깃이 됐음을 보여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금융권의 업종별 자기자본 상위 56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고용실태를 조사, 13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금융사 임직원 수는 15만9573명에서 15만3195명으로 6378명(4.0%) 줄었다.
금융권에서도 은행들의 고용감소가 두드러졌다. 4개 시중은행의 인력감소율이 9.2%(5726명)로 가장 높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만9795명에서 1만6858명으로 14.8%(2937명)나 줄었고, KEB하나은행도 12.2%가 감소율로 1794명이 직장을 떠났다. 신한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각각 4%와 3.1%(432명) 줄어 비교적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5대 금융지주도 4.9%(758명)를 줄였다. 하나금융지주(26.9%,29명), KB금융지주(7.8%,14명), 신한금융지주(2.9%,5명) 등은 소폭 늘렸지만,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이 5.3%(801명), 4.8%(5명) 줄였다.
은행들의 감원에서 주요타깃은 중하위 직원들이었다. 최근 3년간 임원은 1667명에서 1740명으로 4.4%(73명) 늘어난데 반해 중·하위직만 15만7906명에서 15만1455명으로 4.1%(6451명) 줄었다.
은행들은 실적부진을 이유로 직원들을 내보내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동안 은행과 금융지주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3.4%, 48.8%나 급증한 점을 미루어 업무의 전산화 규제강화에 따른 수익악화로 인력수요가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도 걸핏하면 감원한파가 몰아쳤다. 최근 3년간 생보사의 인력은 2만323명에서 1만9738명으로 2.9%(585명) 줄었다. 오너가 횡령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그룹의 구심점이 흔들리고 있는 흥국생명은 22.4%의 감소율로 생보업계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메트라이프생명(-8.5%), 교보생명(-7.5%), 미래에셋생명(-6.0%), 신한생명(-3.4%), 삼성생명(-0.9%) 순의 감소 폭을 보였다.
이에 반해 손해보험과 증권·저축은행은 임직원 수가 다소 늘었다. 같은기간 손보업계는 전체적으로 1.2%(315명) 늘었다. 롯데손해보험(11.6%), 코리안재리보험(10.2%), NH농협손해보험(8.0%), 한화손해보험(6.6%),현대해상화재보험(6.6%) 등은 임직원 숫자가 늘었다. 하지만, 흥국화재(-7.3%), 메리츠화재(-5.7%), 삼성화재(-2.5%), KB손해보험(-1.5%), DB손해보험(-0.6%)은 반대로 줄었다.
증권업계도 3년 전에 비해 인원이 0.8% 늘었고, 저축은행도 3.0% 증가했다. CEO스코어는 금융권 전반이 금융업무의 IT화로 감량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인력감축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손보와 증권, 저축은행 등은 단기보험 비중이 큰 점과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증시 호황 등의 영향으로 소폭이나마 인원이 늘어났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