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사모펀드가 최대대주주로 들어온 이후 쌍용양회가 배당잔치를 벌여 체질허약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달 26일까지 배당(중간+결산)을 발표한 823곳의 배당금을 집계한 결과 쌍용양회의 시가배당률은 2016년 1.13% 수준에서 2017년 5.56%, 2018년 5.84%로 껑충 뛰었다.
최근 3년간 배당금총액 추이를 보면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에 오른 첫 해인 2016년 에는 280억1300만 원에 그쳤으나 호실적을 기록했던 2017년 1056억2200만 원으로 277.05% 급증했다. 지난해엔 영업실적이 전년에 비해 대폭 나빠졌으나 배당금 총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77.06%나 대폭 늘어난 1870억1400만 원을 기록했다.
쌍용양회측은 영업실적이 좋아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좋은 경영성적표를 내놓은 2017년의 경우는 이 해명이 맞다. 이 해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2% 상승한 2618억 원을 , 당기순이익은 127.3% 급등한 1751억 원을 기록해 고배당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부진한 실적에 비추어 배당을 전년보다 대폭 늘려 '배당잔치'를 벌인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 2018년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6%, 40.4% 감소한 2470억 원, 1471억 원 수준에 머물러 배당잔치를 벌일 만한 근거로는 충분치 않다.
배당여력으로 꼽히는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3분기 기준 6896억 원으로 전년 연말보다 3.82% 줄어들어 회사 체질이 그만큼 허약해지는 결과가 빚어졌다고 볼 수 있다.
쌍용양회가 이 같은 회사의 건전성 악화를 무릅쓰고 배당잔치를 벌인 것은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투자원본을 최대한 빨리 회수해야하는 사모펀드로서는 배당여력이 있는 한 최대한 많은 배당을 실시하려 든다.
사모펀드 운용사는 일반적으로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가치를 높인 후 매각해 차익을 얻는 곳이다. 투자기간 동안에는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을 통한 거대차익을 노리지만 회사 경영이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할 때는 높은 배당을 통해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조기에 회수하려 든다.
실제 쌍용양회의 경우도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후 쌍용머티리얼과 같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적극 시행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에 성공한 후 회사가 좋은 실적을 거두자 높은 배당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부진에도 배당금은 오히려 높인 것은 고배당에 의한 투자금 회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