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번에는 엘리엇 이길까... 주총서 표대결하면 '예측불허'
현대차 이번에는 엘리엇 이길까... 주총서 표대결하면 '예측불허'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3.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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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문사, 국내연구소들 다양한 의견 제시...표면상 현대차 유리하지만 외국인이 판가름할 듯
▲이번 주총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열흘 앞으로 다가운 현대자동차 주총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다시 불을 지핀 현대차그룹 경영 분쟁에 글로벌 자문사, 국내기관들까지 참여하면서 주총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엘리엇에 완패해 임시 주총을 취소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40%가 넘는 주식을 갖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의 결정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여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어렵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각각 3000원과 4000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총에 상정하기로 했다. 또 현대차 사외이사후보로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 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해 엄청난 금액의 배당과 사외이사를 요구해서 파장을 일으켰다.

엘리엇은 현대차의 경우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총 4조5000억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존 Y.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S 빌슨 CAE 이사 등 3명을 제안했다.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등 총 2조5000억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로버트 앨런 크루제와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등 2명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자는 안건을 제안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한 지 10개월 만에 다시 경영에 개입한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달 27일 주주들에게 서신을 보낸 데 이어 11일에도 직접 고른 사외이사 후보들의 소개 영상을 공개하고 널리 홍보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엘리엇에 완패해 임시 주총을 취소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엘리엇이 공정하지 않은 합병이라며 반대했고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한 국내외 의결원 자문기관이 모두 엘리엇 편을 들었다.

해외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현대차에 '한표'...ISS는 엘리엇 추천 이사 선호  

엘리엇의 요구에 글로벌 자문사와 국내 연구소들은 다양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결과를 가름하기 어렵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이날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전달한 주주 제안에 반대하며 이사회 안에 대한 찬성 의견을 밝혔다.

연구소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업 불황으로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면서 "당기에 대규모 배당을 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현대차 이사회가 제시한 3000원의 현금배당과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제시한 4000원의 현금배당에 각각 찬성 의견을 밝혔다. 연구소는 사외이사 후보에 관해서도 현대차가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해외 의결권 자문사가 처음으로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글래스루이스는 지난해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건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이 안건을 끝내 무산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글래스루이스는 엘리엇에는 반대하고 현대차 제안에는 찬성표 행사하도록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시한 보통주 1주당 3000원에 찬성한 반면 엘리엇의 1주당 2만1967원 배당 요구에는 반대의견을 냈다.

글래스 루이스는 보고서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엘리엇의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진단한 셈이다. 또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현대차 측이 제시한 세 명의 후보에 대해 모두 찬성했지만,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에는 모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일부 엘리엇 편을 들었으나 엘리엇이 요구한 고배당에는 반대했다.

ISS는 엘리엇이 현대차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후보 3명 중 2명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ISS가 지지한 후보 2명은 존 Y. 리우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회장이다. ISS는 현대차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3명 중 유진 오와 이상승 후보에 대해서는 "이사회 경험이나 배경의 다양성 측면에서 큰 가치를 더해주지 않는다"며 반대표 행사를 권유했다.

ISS는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이사회 구성을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도록 권고하고 현대모비스와 엘리엇이 2명씩 추천한 후보들에 대해 모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자문사는 이어 엘리엇 추천 후보들을 선임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과 관리 감독을 증대시켜 기업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ISS는 엘리엇이 제안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고배당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한편 엘리엇은 ISS의 권고안 일부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ISS가 내놓은 고배당 요구 반대 권고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엘리엇은 이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 안건과 관련해 ISS가 발행한 자문 보고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우호지분으로는 현대차 절대적으로 유리...엘리엇의 고배당에 외국인 솔깃할수도

주총에서 양측이 표대결을 벌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순히 현재 보유한 지분만을 보면 현대차의 승산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현대차의 주주구성을 보면 현대모비스 등 29.1%, 국민연금 8.7%, 캐피탈그룹 7.2%, 엘리엇 3.0% 등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기아차 30.2%, 국민연금 9.5%, 엘리엇 2.6% 등이다. 엘리엇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이 각각 3.0%, 2.6%에 불과한 반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하면 각각 29.1%, 30.2%를 가지고 있어 표면상으로는 유리하다고 볼수 있다.

변수는 외국인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지분이 각각 44.6%, 46.3%에 달해서 외국인 주주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엘리엇의 엄청난 고배당 요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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