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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신뢰받는 식품기업으로의 과감한 쇄신 필요해
남양유업, 신뢰받는 식품기업으로의 과감한 쇄신 필요해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3.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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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광고선전비 집중투입에도 매일유업과 매출격차는 더욱 벌어져
'대리점 갑질' 부정적 이미지에 '품질논란'에도 정도경영 외면하기 때문
▲서울 강남에 있는 남양유업 사옥
▲서울 강남에 있는 남양유업 사옥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대리점 갑질’로 악명이 높은 남양유업이 마케팅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매출확대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나 갑질 여파 탓인지 그 성과는 미미해 경쟁사인 매일유업과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지난 2013년 사상 초유의 갑질 사태이후 남양유업은 기업경영에서 발생하는 각종사고와 사건에서 진정한 반성과 쇄신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꼼수'와 회피의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는데 있다. 업계는 남양유업이 정도경영을 외면하고 현재처럼 쏟아지는 비판에도 오너일가 배불리기에만 치중하는 듯한 비뚤어진 경영관을 시정하하지 않는한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에 계속 제동이 걸려 유가공업계 ‘빅2’의 위상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남양유업실적을 보면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에 대한 밀어내기 갑질여파로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겠다는 의지아래 매일유업보다 훨씬 많은 판매관리비를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마케팅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광고선전비에서는 매출액이 많은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유가공업계 '빅2'의 매출액 총이익률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남양유업이 99.2%를 차지한데 비해 매일유업은 79.6%에 그쳤다. 그만큼 남양유업이 마케팅비용을 많이 쓰고 있다는 예기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3분기 기준 매출총이익은 각각 1988억원과 2764억원에 달했다.

광고선전비에선 매일유업은 남양유업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매출총이익은 적은데도 광고선전비는 매일유업을 훨씬 웃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남양유업은 광고선전에 556억 8200만원을 쓴데 비해 매일유업은 이보다 136억 정도가 적은 419억 7200만원에 그쳤다.

두 회사의 광고선전비가 매출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남양유업이 28.0%로 매일유업의 15.2%에 비해 비율면에서 거의 두배에 이른다.

남양유업이 막대한 광고선전비를 투입했는데도 매출증대효과는 미미했다. 남양유업이 광고선전비를 집중 투입했는데도 매일유업과의 매출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은 7979억원으로 매일유업9737억 원을 크게 믿돌았다. 물론 지난 2015년에 매일유업에 뒤진 남양유업이 2017년에는 반전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역전됐다.

▲(표=서울데이타뉴스)
▲(표=서울데이타뉴스)

 업계는 남양유업의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파문으로 아직도 '악더기업'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더해 최근엔 ‘곰팡이 주스’ 파문 등 품질논란까지 일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실패한 탓으로 풀이한다. 끊이지 않는  ‘꼼수경영’도 한 몫했다.

대리점 갑질여파로 남양유업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반응이 심한 터에 지난해 10월 남양유업 분유에서 코털과 코딱지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남양측은 제조과정에서 이런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확인작업을 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아동용음료에서 곰팡이가 나와 식품업체가 품질관리에 너무 소홀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았다.

남양유업이 생산하는 종이 캔의 일종인 카토캔이라는 용기를 사용한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 제품에서 곰팡이가 생긴 사실이 드러나 이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남양유업은  제조과정이나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배송 과정 중 외부 충격으로 핀홀(Pin Hole: 바늘구멍)현상이 발생했고, 내용물과 외부 공기가 접촉하면서 곰팡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경영면에서는 오너일가의 배불리기 편향이 심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이 남양유업에 대해 내부유보가 많다면서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장기투자계획이 있지 않은 상태인데 나중에 오너일가가 차등배당 등을 통해 이를 독차지할 속셈인지 국민연금의 건의를 묵살했다. 주식회사에서 회사가 돈을 많이 벌어 투자재원이나 재무위기 등에 대비한 적정규모의 내부유보를 제외하고는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당확대는 당연하나 남양유업은 주식회사 제도의 기본인식마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전문경영인에 회사를 위탁경영했으나 이들이 오너일가의 의사나 이익에 반하는 경영을 할 경우 가차없이 축출한다. 그야말로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전문경영인은 ‘파리목숨’이라는 예기가 업계에서 파다하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냈던 이정인씨가 지난해 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로 영입된지 1년도 되지 않아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돌연 사퇴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홍 회장은 자신의 배를 최대한 불리는데 여념에 없을뿐더러 동생인 홍우식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광고기획에 광고물량을 몰아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끔직한 동생사랑은 회사기회유용이란 측면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홍 회장 역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해마다 두둑한 연봉과 배당금을 챙기는 모습도 '회사는 망해도 나만 살면 그만이다'라는 식의 무책임경영의 타성에 젖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갖게한다.

남양유업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그들의 태도에서도 비롯됐다. 흔들리지 않는 정도경영 확립에 노력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꼼수’로 상황을 반전시키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갈수록 매일유업 경쟁상대로서의 위상을 잃어가는 것은 오너중심 경영이 지나치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남양유업이 갑질여파에서 벗어나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식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너일가의 빗나간 족벌경영을 과감히 쇄신하는데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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