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배재훈 전 판토스 대표가 현대상선 사장에 내정됐다. 컨테이너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를 이끌게 됐다. 컨테이너 영업 총괄로는 박진기 전 한진해운 상무가 영입될 예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구성된 현대상선 경영추천위원회는 6일 회의를 열고 배 전 대표를 현대상선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최종결정했다. 새 사장 후보는 현대상선 이사회를 거쳐 이달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최종 확정된다.
경추위는 지난 5일 4명의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실시했으며 이날 배 전 대표를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해운업체를 인수해 운영했던 경험을 가진 사모펀드(PEF)와 판토스 등 2자물류업체(물류 자회사) 대표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배 대표는 대구 출신으로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83년 럭키금성상사로 입사한 뒤 LG반도체에서 이사·상무보를 지냈다. 2002년부터 LG전자 부사장을 지내다가 2009년 12월부터 6년간 범한판토스 최고운영책임자(COO) 대표로 근무했다.2014년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회장도 역임했다.
판토스는 국제 물류회사로 90% 이상이 국외 물량이다. 해운과 항공, 철도 물류 가운데 컨테이너 해운 비중이 높아 현대상선에 대한 업무 이해도도 높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고객인 화주의 시각으로 현대상선의 현안들에 새롭게 접근함으로써 경영혁신 및 영업력 강화를 이끌어 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산은은 "현대상선의 경영혁신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영업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역량·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해운동맹 재협상, 초대형 선박 발주 등 주요 해운 현안도 앞두고 있어 차기 CEO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현대상선 출신으로 해운 경력 30년의 컨테이너 영업 전문가인 유창근 사장도 임기 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 사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경영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외부 인사를 낙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 전 대표가 컨테이너 해운업과 관련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컨테이너 영업 부문을 총괄할 외부 인사로 박진기 전 한진해운 상무를 전무급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박 전 상무는 글로벌 얼라이언스(동맹), 미주 영업 등 컨테이너 부문에서 여러 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