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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7천 억원대 장기채권 '증발' 의혹
포스코건설, 7천 억원대 장기채권 '증발' 의혹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9.02.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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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채권 늘리고, 줄이다 종국엔 '계약현황'서 사라져…불성실공시·분식회계의혹
김영태 대표, 금감원은 3천억원대 분식회계 의혹 감리서 '장기채권 진실' 밝혀야
▲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
▲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이영훈 포스코건설 대표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해외투자에서 3000억 원대의 분식회계의혹으로 금감원의 감리를 받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7000억 원에 가까운 장기채권을 필요에 따라 멋대로 회계처리 한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장기채권을 늘리고 줄이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재무제표의 ‘계약 현황’에 서 장기채권을 삭제하는 회계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회계처리를 해 투자자들이 포스코건설의 엉터리 재무제표를 믿고 투자하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

특히 장기채권 분식회계처리의혹은 포스코건설이 해외투자를 하면서 거액을 날린 3000억 원대 분식회계의혹과도 관련이 없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면서 회계전문가들은 금감원이 현재 포스코의 3000억원대 분식회계의혹에 대한 감리를 진행하면서 장기채권 회계분식에 대한 의혹도 투명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6일 회계전문가들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장기채권이 비교적 적은 편에 속하는데 지난 2017년 말에6960억원에 이르는 장기채권이 한꺼번에 발생했다. 회계전문가들은 거액의 장기채권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이면에서는 어떠한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2017년 1분기부터 포스코건설 회계법인이 안진회계법인에서 한영회계법인으로 바뀌면서 단기채권이 장기채권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두 회계법인간에 회계감사 관점이 달라질 수도 있어 한영이 단기채권을 장기채권으로 돌린 것 같다고 회계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영회계법인은 2017년 1월 포스코건설 회계감사를 시작하면서 2분기에 처음으로 장기채권 3,115억원 을 발생시킨데 이어 같은 해 3분기와 4분기에 추가로 3,845억원의 장기채권을 더해 모두 6,960억 원에 이르는 장기채권을 발생시켰다. 이에 반해 단기채권은 1조 7,569억원으로 2016년말에 비해 6,112억 원이 줄었다. 포스코건설이 단기채권을 장기채권으로 돌린 것으로 인다.

장기채권은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공동주택 한 건과 브라질CSP Steel Plant사업에서 물린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두 공사현장의 2017년 말 기준 장기채권은 모두 6,733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227억원의 소소한 장기채권도 포함되어 있다.

회계법인 바뀌었다고 해서 6960억 원의 회계계정이 왜, 단기채권에서 장기채권으로 바뀌었을까. 한영회계법인이 회계원칙에 부합한 회계처리를 강력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의 2016년말 계약 현황을 보면 ‘브라질CSP’ 공사현장의 미수 채권은 이미 장기채권이었다.공사완성일이 2016년 8월이나 2016년 12월말 기준으로 공사도 완성하지 못하였고 매출채권도 회수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이 매출채권을 2016년 말이나 2017년 1분기에 장기채권으로 기재하지 않았다. 장기채권이 많다는 것은 정상적인 회계 개념으로는 좋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영은 같은 기준으로 2017년 말에도 ‘송도 더삽 퍼스트파크 공동주택’ 미수 채권도 장기채권으로 기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는 “여기까지는 회계법인이 바뀌고 원칙적인 회계처리를 요구하여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좋게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8년 1분기부터 장기채권 계정에는 6,800여억 원이 여전히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 현황’에서는 세 건의 장기채권 내용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 분식회계의혹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2018년 1분기 재무제표의 ‘계약 현황’에서 갑자기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공동주택’과 ‘브라질 CSP Steel Plant 사업’등 3건의 장기채권 내용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즉 당시 장기채권 금액이 금액 6,800여억 원에 이르는데도 ‘채권 현황’에는 장기채권 내용 ‘거의 없음’으로 기재돼 6800여 억원이 증발됐다. 이러한 모순이 지난해 2분기까지 이어졌다.

또 하나 의문은 포스코건설이 장기채권을 줄이기 위해 ‘브라질CSP’공사에 대한 매출채권을 장기채권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면서 2018년 1분기에 단기채권이 1조 3,530억원으로 2017년 말에 비해 4,000억 원이나 줄어든데 반해 장기채권만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즉, 장기채권이 6800여 억원으로 단기채권의 50%수준에 달해 장기채권이 과다함을 알 수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를 의식해 장기채권을 줄이는 작업을 했는지 2018년 3분기에 포스코건설 재무제표의 장기채권 잔액은 2분기 대비하여 2,845억원이 줄었고 반면에 단기채권은 2분기 대비하여 2,561억 원이 늘었다. 물론 ‘계약 현황’에는 장기채권이 ‘거의 없음’ 수준의 자료만 공시돼 있을 따름이다.

계약현황에 장기채권이 ‘거의 없음’으로 표시됐다면 포스코건설은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공동주택과 브라질CSP Steel Plant의 세 장기채권을 정상적으로 회수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으로 채권이 회수됐으면 2018년  1분기와 2분기의 장기채권 6,800여억원과 3분기의 4,088억원은 있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6,800여억원을 손실로 처리하지 않았다. 결국 2018년 1분기와 2분기의 장기채권 잔액과 ‘계약 현황’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김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는 “만약 장기채권 6,800여억원이 그대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1분기와 2분기와 3분기의 ‘계약 현황’에서 송도와 브라질의 장기채권 내용을 임의로 삭제하였다면 그것은 불성실 공시에 해당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3분기에 장기채권 2,800여억원을 단기채권으로 함부로 계정을 바꾼 것이라면 이 금액은 분식회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왜냐하면 장기채권은 회수 불가능하여 손실로 반영하든가 아니면 채권회수하여 사라지든가 둘 중에 하나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악성 장기채권이 갑자기 단기채권으로 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금감원이 올해 1월 포스코건설의 3000억원대 분식회계의혹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 만큼 이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장기채권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모순도 투명하게 짚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는 한 포스코건설 투자자들은 ‘깜깜이’ 투자  로 엄청난 투자리스크를 안게된다.

한편 금감원은 영국·에콰도르 법인 부실 경영 등과 관련해 3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받아온 포스코건설에 대해 회계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해외 계열사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듯 수천억 원대 자금이 투자된 사업들이 일시에 손실처리 됐지만, 구체적 사유는 불분명해 정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계업계는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회사라고 해도 갑자기 수천억 원이 손실처리 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포스코건설은 투자 실패 또는 손실 과소인식 등 표면적 설명만 제시했을 뿐 뚜렷한 해명을 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영국과 에콰도르에서 인수한 법인의 부실 분식회계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011년 영국 업체 EPC에퀴티스와 에콰도르 업체 산토스CMI를 각각 552억4000만원과 236억7400만원 등 총 789억1400만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에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이 공동 투자했지만 지난해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포스코건설 보유 지분으로 통합됐다.

영국과 에콰도르 두 회사는 개별 회사처럼 보이지만 EPC에퀴티스는 산토스CMI 주주들이 세운 계열사로, 중남미에 기반을 둔 산토스CMI가 해외 진출을 위해 세운 유럽법인 성격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포스코건설이 두 회사에 6년간 총 2000억원을 투입하고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한 채 사실상 전액을 손실처리한 것이다. 포스코가 2017년 60억원에 회사를 재매각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금 중 97%를 날린 셈이다.  ​포스코건설이 3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데에는 해외 법인 경영 문제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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