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내미림 기자] 과거 대규모 해킹 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암호화폐거래소 유빗이 사명을 코인빈으로 바꾸고 사업을 이어갔지만 결국 파산 신청했다.
현 경영진은 파산 이유로 현 코인빈 운영본부장과 임원이 공모해 600개 상당 비트코인을 횡령, 형사고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임원은 부부로 전 유빗 대표와 부대표다.
20일 박찬규 코인빈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출금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운영본부장과 그의 부인인 부대표를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하고 파산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거래소 코인빈 전신은 야피안이다. 2017년 4월 약 55억원의 해킹이 발생, 사명을 유빗거래소로 바꿔 운영했다. 유빗거래소 또한 대규모 해킹 피해를 입어 파산에 이르렀고, 다수 투자자들이 참여해 유빗거래소를 코인빈으로 전환, 사업을 시작했다.
유빗거래소 영업을 양수받은 코인빈은 과거 유빗 대표이사와 부대표를 각각 본부장, 실장으로 근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들 임원이 암호화폐지갑 관리와 경영지원 관리 업무를 도맡아했다는 것이다.
운영본부장 등이 비트코인 600개가 들어있는 콜드월렛에서 80개를 인출하고, 새롭게 생성된 520개 비트코인 프라이빗 키를 삭제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더리움 101개도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코인빈 회원만 약 4만명. 또 한번 암호화폐거래소를 둘러싼 대형 소비자 피해가 예상된다. 법원에 파산 신청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파산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피해는 293억5000만원 가량 된다. 코인빈이 유빗을 인수하며 유빗 회원과 해킹 피해액 270억원도 함께 떠안았기 때문이다.
코인빈은 유빗 해킹 피해액의 30%에 해당하는 거래소 자체 암호화폐 '코인빈 코인'을 발급해 회원들에게 우선 지급했다. 코인빈을 운영하며 발생한 수익으로 해당 암호화폐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박 대표는 “정부 규제로 인해 코인빈 사업 또한 정상 영업이 힘든 상황에 내몰렸고, 장기 생존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간부의 모럴해저드를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차례 해킹 피해로 당시 야피존(유빗) 대표이사인 임원이 암호키를 삭제하고 비트코인 등을 대거 횡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코인빈은 소비자 출금을 진행할 수 없게 돼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횡령 사태와 관련 현 코인빈 경영진은 이들 임원을 횡령 혐의로 고소, 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원에 대한 변제 계획이나 구제 방안이 없어 현 경영진도 법적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연이은 해킹과 현경영진과 임원간 진흙탕 횡령 소송이 얽히면서 암호화폐거래소 전반 신뢰가 추락하는 악영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