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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염색제 '헤나'에 가짜 판치고 '흑피증' 등 부작용도 속출
시판 염색제 '헤나'에 가짜 판치고 '흑피증' 등 부작용도 속출
  • 내미림 기자
  • 승인 2019.02.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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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USDA' 'ECO-CERT' 인증마크는 모두 '짝퉁'
▲▲가짜 헤나로 염색했다가 피부가 검게 변했다고 호소하는 피해자(사진=채널A 영상 캡처)
▲▲가짜 헤나로 염색했다가 피부가 검게 변했다고 호소하는 피해자(사진=채널A 영상 캡처)

 [금융소비자뉴스 내미림 기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머리염색제 헤나의 대부분이 '국제 유기농 인증' 마크가 부착돼 판매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가짜' 인증 마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업체들이 인도에서 싸구려 헤나 가루를 수입한 후 유기농 인증 마크를 도용해, 수십배 비싼 가격에 판매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짜 헤나는 많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소비자들이 헤나방 등에서 헤나가루로 염색을 했더니 피부가 검게 변하는 '흑피증'이 나타났다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헤나가루가 주요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처는 국제 유기농 인증마크 도용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이들 업체에 대해 현장단속가 조사에 착수했다.

식약처 조사결과 미국 농무부의 유기농인증 마크(USDA)가 부착된 채 판매되고 있는 헤나 제품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제대로 된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제품에 표기된 '100% 천연' '100% 유기농' 등은 모두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농무부가 관리하는 유기농인증(USDA ORGANIC) 공식사이트에서 '헤나킹(네추럴헬스코리아)'과 '마마님헤나(그린웨이코리아)' 등의 인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사이트에서 헤나킹(제조사 kuria mai & sons)과 이 업체 자회사 자연가득(제조사 vjs pharmaceuticals pvt. ltd)을 검색한 결과 인증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마마님헤나(제조사 Tejas Herbs India Pvt Ltd)도 마찬가지였다. 

원형마크 'USDA ORGANIC'은 미국 농무부가 관리하는 유기농인증 마크다. 최소 3년간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원료 중에서 물·소금을 제외하고 95% 이상이 유기농 성분인 제품에만 부여된다.

2014년 한미 유기가공식품 상호동등성 인정협정을 시작으로 한국·미국에서 자국 법에 따라 인증받은 유기가공식품은 상대국 규정에 따른 인증을 추가로 받지 않아도 되는 상호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USDA를 비롯해 ECO-CERT(프랑스), 코셔(미국 스타게이트사), 할랄(인디야), ROHS ISO(유럽), 유럽연합 EU 유기농인증마크 등은 국가 간 상호 신뢰하기로 한 인증마크다. USDA, ECO-CERT 인증을 받았다고 밝힌 헤나킹, 마마님헤나 업체의 인증여부를 공식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인증 받은 사실이 없었다.

마마님헤나 홍보실 관계자는 ‘ECO-CERT’ 인증을 받은 원료로 완제품을 제조한 인도 테자스사의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인도에서 ECO-CERT 인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허위 인증마크를 붙여 제품을 판매해온 곳은 이들만이 아니다. '미소헤나' '땡큐헤나' '수린헤나' '써니헤나'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업체들이 가짜 국제품질인증마크를 붙이거나 인증을 받지 않았으면서 받은 것처럼 위장해 제품을 판매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미소헤나 경우 제조사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고 유통되다 2년전 식약처의 단속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흰색에서 검은색 포장으로 바꾼 후 USDA와 ECO-CERT 인증마크를 달고 다시 판매하고 있다. 써니헤나도 포장지에 국제품질인증 마크와 비슷한 가짜마크를 달았지만 뒷면에 제조사는 표기돼 있지 않았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대표를 찾아 해명을 들으려 해도 "인도 등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등의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헤나킹 경우 USDA와 ECO-CERT 인증마크를 붙인 제품들 사진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유기농 인증마크를 제품에 표기하거나 쓴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헤나킹의 제조사인 쿠리아말앤산즈(kuria mai & sons)는 '퀸즈헤나(엔티에이치인터내셔널)'와 '닥터헤나(엠제이글로비즈)' 등 다수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사로 조사됐다. 그동안 업체들은 품질 등에 지적이 나올 때면 인도에 법인을 설립했다거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이 역시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작 인도 현지에서는 허위인증에 대한 단속과 법적처벌이 강력해 인증을 위조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식약처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불법영업을 펼쳐온 셈이다.

이들 업체들은 해외 유기농 인증을 통해 국내에서 '100% 천연' '100% 유기농' 등으로 홍보·광고해 왔다. 그러나 정작 식약처에 제출한 서류에는 유기농과 관련된 문구를 찾을 수 없었다.

먼저 마마님헤나(그린웨이코리아·구 코스모헬스케어)는 2017년 9월7일 '마마님헤나'와 '마마님인디고' 등 2가지를 등록했다. 제출서류에서 헤나가루 제품인 마마님헤나 효능·효과에 대해 '모발의염모(황색)'이란 짧은 설명만 달았다. 사용상의 주의사항에는 염모제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담겼다.

헤나킹은 Δ헤나킹네츄럴브라운(구 한미통상)이란 이름으로 한 제품만 등록했다. 그러나 '미소헤나' '땡큐헤나' '수린헤나'  '써니헤나' 등은 식약처 화장품 제품 정보에도 등록돼 있지 않았다.

식약처는 국제 인증을 제대로 받지 않았으면서 허위로 USDA, ECO-CERT 등 마크를 부착해 판매하는 불법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현장 단속에 돌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방청에서 현장 조사를 나갔다"며 "자료를 수집 및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업체의 소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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