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1 천원 짜리 '건면' 승부에도 '진라면' 보다 값이 비싸 시장서 통할지 의문
[금융소비자뉴스 손진주 기자]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독주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경쟁사인 오뚜기가 맹렬한 기세로 시장을 넓혀 올해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준말)이라는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할 것을 예상되면서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아성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뚜기의 진라면 열풍으로 전통의 신라면이 점차 시장에서 밀리자 역공에 나선 농심이 최근 칼로리는 낮추고 맛은 살린 ‘3세대’라는 ‘신라면 건면’을 출시, 승부수를 던졌지만 가격이 기존 신라면 830원에 비해 20%오른 1000원으로 책정돼 시장에서 통할지 의문이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스테디셀러인 신라면을 신라면건면으로 대체해 새로운 간판스타를 선보였지만 시장에서 통할지는 알 수 없으며 여기에다 11년째 값을 올리지 않고 있는 진라면과의 가격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농심이 앞으로 시장점유율 50%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이 33년 전통의 신라면이 점차 시장에서 열세에 몰리자 사실상 기존 신라면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이는 1000원짜리 신라면 건면을 새로 놓은 것을 계기로 시장을 빼앗으려는 오뚜기와 독점아성을 지키겠다는 농심 간의 뜨거운 라면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뚜기의 진라면이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농심이 시장에서 절대강자로서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농심이 이번 새 제품을 출시도 진라면의 맹추격을 따돌려 시장을 지키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사실 오뚜기는 그동안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왔다. 지난해 기준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대치인 2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오뚜기의 점유율 추세를 보면 지난 2014년 18.3%, 2015년 20.4%, 2016년 23.2%, 2017년 25.6%로 계속 상승했고, 작년 12월에는 중량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인 28.6%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과 진라면 점유율은 최근 10년 사이 격차가 20%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줄어든 신라면이 맥을 못추고 있다.
오뚜기가 올해 연말에는 그동안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겼던 시장점유율 30%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쇠고기 미역국라면이 빅히트 조짐을 보이는 있는데다 시장확보를 위한 마케팅 총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농심의 시장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도 51.1%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그동안 시장에서의 위상은 급추락 했다. 농심의 점유율은 한때 70%에 달했지만 오뚜기의 맹렬할 기세로 추격하면서 시장쉐어는 2014년 58.9%, 2015년 57.7%, 2016년 53.9%, 2017년 52%로 줄곧 하락을 거듭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50%선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주시대가 막을 내릴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물론 시장점유율 30% 돌파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제품이 판매량이 늘어야 점유율이 높아지는데 진라면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진짬뽕 같은 히트제품이 나와야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쇠고기 미역국라면의 선풍적인 인기예감으로 전망이 어두운 편은 아니다.
농심 역시 역공으로 시장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농심이 최근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내놓은 것도 그 일환이다. 농심을 오뚜기의 주력상품인 진라면에 추격 당하고 있는 신라면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신라면의 변화를 통해 전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