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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대우조선 인수확정 배경...정몽준 부자 경영권 승계가 핵심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확정 배경...정몽준 부자 경영권 승계가 핵심
  • 임동욱 기자
  • 승인 2019.02.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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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정기선 부사장, 향후 경영권 통합법인서 중요 직책 맡을 듯...대 이을 후계자 능력은 의문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산업은행은 12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제안 요청에 대해서 지난 11일자로 참여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공동대표 이사인 한영석·가삼현 사장이 통합법인의 대표직을 유지하고 새로 생기는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과 인수되는 대우조선의 대표직에는 새로운 인물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통합법인의 산하에 포함될 예정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교체된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성공은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전 국회의원)의 후계 및 승계구도에도 중요하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아버지 정 전 의원에게 증여받은 돈 3040억 원과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담보로 빌린 500억 원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5.1%를 매입했다.

정기선 부사장의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차기 지도자로서의 덕목과 자질은 아직 부족"

정 부사장은 증여세 납부를 위해 보유 주식 가운데 절반가량을 국세청에 공탁했다. 대우조선이 이익을 많이 내면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수익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정 전 의원과 정기선 부사장의 배당수익으로 직결된다. 현대오일뱅크 매각 또는 상장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이익이 불어나도 배당 여력이 크게 확대된다.

이에 따라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향후 통합법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의 대리로 입사한 뒤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6월 다시 현대중공업으로 돌아와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로 승진했으며 2017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그룹선박해양영업대표를 비롯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가삼현 사장이 현대중공업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 부사장이 그룹사의 수주를 총괄하는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를 맡게 된 것을 두고 향후 사장 승진 함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 부사장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경영실적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또 부사장 승진 이후 로봇사업과 친환경 선박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차세대 사업을 이끄는 등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정 부사장의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이다. 그가 현대중공업그룹을 이끌 차기 지도자로서의 덕목과 자질이 아직은 부족하지 않느냐는 평가가 재계에 적지 않다한 재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새로운 직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면서 안정적으로 승계작업을 마무리한다면,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그가 조선업에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오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된 현대중공업.

현대重  앞날 밝지 만은 않아...주가 많이 올라 주식전환이 이뤄져도 회사부담 커져

재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요직을 거쳤던 만큼 향후 경영권 통합법인에서도 중요직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대우조선 인수의 본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시점이라 경영진 이동에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 주목한다. 사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0년 동안이나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이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의 느닷없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지난 2년동안 현대중공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3세 경영권 승계여서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중공업을 사업부로 나눠 기업분할한 후 지주회사를 세웠다. 정몽준 회장의 장남인 정기선씨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진 전면에 내세웠다. 정 부사장은 지주회사 지분도 5% 확보했다. 아버지 지분(25.8%)만 상속받으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조건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정 부사장에게 그야말로 경영능력을 기업 내외에서 인정받을 기회가 된다. 정기선 부사장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그는 명실상부한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합병과 구조조정으로 압도적 세계 1위 조선사를 만든 성공스토리가 그의 경영권 승계를 도울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현대중공업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앞으로 주가가 많이 올라 현금상환이 아닌 주식전환이 이뤄져도 현대중공업의 부담이 크다. 산은이 주식을 매각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가 우선매수권(call option)을 갖기 때문이다. 우선주까지 보통주로 전환돼 외부에 매각될 경우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로 지분율(18%)이 높아질 수 있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 중복 해소 위한 구조조정 제대로 못할 경우 동반부실 우려도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면, 산은으로서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꾼 후 현대중공업지주 측에 이를 사줄 것을 요구하는 게 더 이익이다주가가 높아질수록 현대중공업지주의 매입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보통주로 바뀌는 우선주만 확보해도 지분율이 40%를 넘어 경영권은 안정된다.대우조선 유상증자에 투입한 15000억 원 역시 위험노출액이다. 보통주이니만큼 대우조선이 정상화되면 주식가치 상승으로 되돌아오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가치가 하락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동일한 업종을 영위하는 만큼 중복 부문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동반부실 가능성도 크다. 현재 대우조선은 물론 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번 거래에 부정적인 이유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 지으려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심사 자체가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각 국의 판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을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하면서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합병 절차는 이제 시작"이라며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있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달 31일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매각 추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으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쪽과 대우조선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었다.산은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확인 실사 등의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기본합의서에 따라 산은이 보유 중인 대우조선 주식 전량을 현물출자하는 대신 통합법인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대우조선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매각 작업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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