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KB금융 노조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로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다.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7일 전체 0.194%에 해당하는 주주 위임장을 받은 뒤 백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이사회에 제출했다. KB금융은 다음달 27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을 결정한다.
백 변호사는 재야 개혁 성향 법조인 중에서도 중량감이 상당한 인물이다. 사법연수원 15기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두 차례 역임했으며,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재판을 각각 받았을 때 변호를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검찰개혁을 이끌 적임자로서 초대 법무부장관에 유력 거론되기도 했다.
현행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보유한 지분 0.1% 이상의 주주 동의를 받으면 주주제안이 가능하다. 이번 후보는 KB노조가 추천한 세 번째 인물이다. KB노조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KB노조의 사외이사 후보추천 결과 다른 은행에도 여파 미칠지 주목
KB노조의 사외이사 후보추천은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동이사제와 맞물리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어왔다. 앞으로 KB국민은행의 사외이사 후보추천 결과가 다른 대형은행에도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주주들이 직접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이 주주제안을 통해 선임돼야만 사외이사후보 추천과 선임 과정에서 주주 대표성·공정성·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고, 일각에서 제기된 '셀프 연임' 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제강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도 "세 번째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인 만큼 소모적인 논쟁과 표 대결보다는 지주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와 지주 내 조직 화합을 목표로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국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추천을 받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도입·운영해 왔다. 그러나 KB노협은 이 제도 대신 우리사주조합 등 지분을 기반으로 한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추천을 시도해 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보유 지분 0.1% 이상의 주주 동의를 받으면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