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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독인가 약인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독인가 약인가'?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2.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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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나신평 "재무부담 늘어나 그룹 신용도 부정적"… 조선업 비중 상향·자체현금 투입 등 부담 가중
▲울산의 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울산의 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시장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한시름 놨던 현대중공업은  다시 재무부담이 가중될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획대로 실행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중·장기적으로 조선업에서의 시너지, 국내 조선사 간 수주 경쟁 완화와 같은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단기적으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통합 신용도 관점에서 부정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 그룹의 조선업 의존도를 높이게 되며, 조선 업황에 따라 그룹의 실적가변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말 현재 32%이며, 자산 비중은 55%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조선업 매출 비중은 45%, 자산 비중은 64%로 올라가게 된다. 그룹의 사업구조가 조선업 업황에 좀더 민감한 구조로 전환되는 셈이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은 공사손실충당금환입 등으로 지난해에 비교적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저선가 수주분의 건조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선업에서 적정선가의 수주 확대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그룹 조선 사업 비중 확대는 그룹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인수 대상의 안정적 수익성 확보는 불투명한 반면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자 참여(3500억원), 산업은행에 발행할 상환전환우선주(1조2500억원) 및 대우조선해양 보유 신종자본증권(2조3000억원) 등 그룹의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지원금도 최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현대중공업에서 실제로 유출되는 현금은 25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대우조선해양 자금 부족이 발생할 경우 오는 2021년 말까지 1조원을 추가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잠재적인 재무적 부담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지주의 순자금 유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대우조선해양의 계열편입으로 인해 계열내 조선업의 사업 및 재무적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계열의 통합적인 신용도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전 국회의원

매출비중 높아지는 조선부문은 일감 부족으로 수천억대 손실 불가피 

현대중공업지주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다시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 조선업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 ▲ 중간지주사 설립에 400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등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이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부문의 매출비중이 확대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부문과 정유·화학부문으로 나뉜다. 정유·화학부문은 전통적으로 AA급의 안정적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조선부문은 업황 침체, 저가수주 경쟁, 해양플랜트 시장 붕괴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그룹 내 조선업 비중이 더욱 높아진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조선 부문의 매출은 9조원 가량이다.현대중공업지주 연결 매출(19조8000억원)의 절반가량을 책임진 셈이다. 그러나 일감 절벽으로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선 마이너스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합작법인에 들어가는 자금 1조25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을 책임져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순현금이 12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감당하기에 과도한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도 좋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16%다. 총차입금 약 3조3705억원 가운데 55%가 단기차입(1조8500억원)이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는다 해도 영업활동을 통한 내부 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않는 한 유동성 위기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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